머스크, 트위터 저격한 AP에 “증거 없으면 기사 내려라”

한용호
2023년 05월 22일 오후 4:40 업데이트: 2023년 06월 16일 오후 4:53

내년 11월 대선까진 아직 1년 이상 남았지만, 미국에선 벌써 대선 정국이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후임자를 낙점하고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를 사직한 일론 머스크가 AP통신의 트위터 저격에 “기사를 내려라”라고 응수했다.

머스크는 20일(현지시간) 트윗에서 “AP통신은 실제 원본 데이터를 가지고 주장을 입증하라”며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면 기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AP 통신이 확실한 증거도 없이 자신과 트위터를 비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트윗은 지금까지 1천만 회 이상 조회되고 25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온라인 여론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가장 상위에 노출된 댓글에는 “뭔가를 말할 때는 뒷받침할 증거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증거가 없다면 말한 것을 철회해야 한다”는 반응이 담겼다. AP통신을 우회 비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댓글은 16만 회 이상 조회됐다.

앞서 AP통신은18일 자 기사에서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는 선거(2020년 대선)가 도둑맞았다는 거짓 주장을 하는 사용자가 플랫폼에서 ‘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머스크가 “100%”라고까지 확언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트위터에서는 2020년 미국 대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는 게시물이 급증했다. 이달 10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CNN 생방송 ‘CNN 타운홀 미팅’에 출연해 “선거를 도둑맞았다”고 말한 게 계기라는 것이다.

기사는 또한 트위터가 여론을 호도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게시물에 경고 딱지를 붙이거나 삭제하는 정책을 운영한다고 했지만, 기사 발행 시점까지 “선거 조작” 게시물들이 수천 회 이상 공유되도록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디어 분석 회사 지그널 랩스에 의뢰해 트럼프의 CNN 출연 이후 부정선거 주장 확산을 증폭시킨 10개의 트윗을 찾아냈으며, 모두 트위터 측의 경고 문구 등이 달려있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계정명 등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머스크가 부정선거와 관련해 트위터에 떠도는 허위 주장이나 가짜 뉴스를 바로잡겠다고 약속한 것은 사실이다.

그는 17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진행자로부터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그것(선거 도둑질 주장)을 말하도록 허용하고 그후 그들이 시정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들은 시정될 것이다. 100%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부정행위 유무와 선거 결과는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나는 선거가 도둑맞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며 “하지만 같은 맥락에서 누군가 ‘부정선거가 전혀 없었다’고 말한다면 이 역시 명백한 거짓”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1억 명이 투표하는 데 부정이 없었을 확률은 제로(0)”라며 “중요한 것은 결과를 바꿀 정도였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약간의 사기는 있었지만 결과를 바꾸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했다.

AP통신은 미국에 본부를 둔 세계 최대 규모의 뉴스통신사이며, 사실 검증을 수행하는 팩트 체크팀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9월 23일 AP통신이 발표한 팩트체크 팀원 명단에는 이번 ‘머스크’ 저격 기사를 쓴 알리 스웬슨 기자도 포함돼 있다(링크).

한편, AP 통신은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 이 기사는 톰 오지메크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