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바이든 정부, 인플레에 뭐든 해야…베네수엘라 될 판”

한동훈
2022년 05월 19일 오전 11:34 업데이트: 2022년 05월 27일 오후 4:08

전기차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바이든 행정부에 조속한 인플레이션 대응을 요구했다. 미국 경제가 베네수엘라 수준으로 붕괴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머스크는 최근 팟캐스트 ‘올인’이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인플레이션 원인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경기부양책을 지목했다.

그는 “정부가 최근 몇 년간 너무 많은 돈을 찍어냈다고 생각한다”며 “인플레이션은 정부가 그 이전에 가지고 있던 돈보다 수조 달러를 더 찍어 냈기 때문이라는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4월 물가상승률은 전년도에 비해 8.3% 상승했다. 이는 3월의 8.5% 상승보다는 약간 낮은 수치이지만, 여전히 40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공격적인 재정 정책을 예고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저금리에 힘입어 인플레이션은 없을 것이라며 거액의 자금을 풀어 복지를 강화하고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연준은 올해 3월과 5월 각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0.5%포인트 인상하며 금리인상을 본격화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원인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돌리지만, 막대한 적자재정이 아니었다면 상황은 좀 더 낙관적이었을 것이라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머스크는 시중에 돈이 풀리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 마련이라며 “정부가 막대한 돈을 찍어내고 적자가 문제되지 않는다면, 왜 적자 규모를 100배로 더 늘리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어 “달러를 가치 없는 것으로 만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자답했다.

그러면서 화폐가치가 폭락에 폭락을 거듭한 베네수엘라를 언급했다.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산유국 베네수엘라는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오히려 화폐를 마구 찍어냈다. 공짜 휘발유 등 복지에 익숙한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이를 경계하지 않았다.

물가가 치솟았고 2018년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은 6만5천%가 넘었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은 화폐가치 추락을 버티지 못해 작년 10월 1일 화폐단위를 100만분의 1로 줄이는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100만 볼리바르가 하루 만에 1 볼리바르가 됐다.

머스크는 바이든 행정부의 무능도 꼬집었다. 그는 “이번 정부는 일을 많이 해내는 것 같진 않다”며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효율성과 비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트럼프 말고도 많은 업무를 해내는 효율적인 사람들이 많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진짜 대통령은 텔레프롬프터를 조작하는 사람”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누군가의 지시에 움직이기만 하는 꼭두각시에 비유했다. ‘텔레프롬프터’는 방송이나 연설을 할 때, 원고를 보여주는 장비다. 국내에선 흔히 ‘프롬프터’로 불린다.

물가 상승으로 일반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가운데, 미국 주요 기업가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잇달아 비판하고 있다.

지난 16일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명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베이조스는 트위터에 여러 편의 글을 올려 “인플레이션은 연방정부의 급격한 지출 증가 때문”이라고 밝혔다.

베이조스는 “정부가 3조5천억 달러의 추가지출을 통과시키려 온갖 노력을 다했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시도는 실패했지만, 만약 통과됐다면 40년 만에 최악인 인플레이션은 더 치솟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이 기사는 잭 필립스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