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만성 우울증과 뇌 약화, IQ 저하까지…코로나로 위협받는 아동 건강

김동철/ 심리학 박사, 칼럼니스트
2021년 09월 17일 오전 9:18 업데이트: 2022년 03월 3일 오전 10:08

계절에 따라 바람이 달라진다 했던가? 하루 밤낮 기온차가 심해 환절기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하는 요즘이다. 길가엔 벌써 코스모스가 한창이고, 집마다 가을 국화를 사다 나르랴 바쁜 일상이 눈에 띈다.

겉옷 하나쯤 팔짱에 끼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계절이 이미 깊숙하게 들어 왔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 좋은 계절, 우리는 썩 유쾌하지는 못하다.

코로나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달고 우리 곁에 붙어 기생한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놈의 코로나는 세력도 잃지 않고 오히려 변이를 내세운 새로운 전쟁을 선포하고 있으니 한숨이 나온다. 그래도 백신에 기대를 걸고, 이겨내려는 사람, 참고 견디는 사람들이 있으니 희망적이다. 그러나 사태의 심각성에 모두가 힘겨워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중 가장 힘들어하는 세대가 있으니, 그 세대는 부모 그늘에 숨어서 하라는 대로 움직이며 자신의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아동 청소년이다. 상대적으로 코로나에 취약하지 않다는 정보들로 인해 약간의 안전은 보장되었다고는 하지만, 방역 수칙과 그에 따른 생활 제재에서는 그 어떤 집단보다 규제를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사회에 어필할 수 있는 영향력도 작은 데다가, 강력한 규제가 우리 아이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문제로 발전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 아이들의 심리 정서를 들여다보면 어른들과 비슷한 스트레스나, 심리적 불쾌함을 느끼는 등 스트레스를 겪고 있지만, 아동의 경우 인지능력과 상황 판단능력이 미숙해 자신이 느끼는 심리적 문제를 부모에게 잘 표현하지 못한다.

그 때문에 아동의 무기력과 잦은 짜증은 코로나 블루로 인정받지 못하고 일반적인 불평으로 오류평가 되면서 부모의 강압 양육으로 밀려나기 십상이다. 아동 역시 자신의 스트레스, 우울증의 원인을 분석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해결책 또한 찾지 못하게 된다.

현재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전보다 아동 우울증이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정신적 치료를 받거나 복합적인 발달 문제로 치료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만성 우울증으로 동반된 학습 저하가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갑갑하면서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집중해야 하는 정신적 스트레스, 거리 두기로 인해 사회성은 더욱 먼 이야기가 되어 현실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로 인해 설국열차 증후군이라는 집단 밀폐증상까지 생겨나면서 어디에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을 암울한 상황으로 그려내고 있다.

아이들의 경우 9월 현재 대면 등교는 이뤄지고 있지만, 역시나 철저한 방역과 규제로 언제 마스크를 벗고 자유로운 교실 수업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2021년 미국 브라운 대학 소아과 연구진들의 임상연구(코로나 대유행에 태어난 새로운 환경-인류에 대한 최신연구)를 보면 팬데믹 발생 시점 기준으로 이전 10년 동안 아이들과 현재 아이들의 IQ가 현저하게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언어와 비언어 능력, 사회 상호 작용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부모의 우울증과도 연계 효과를 발생시켰는데, 부모가 코로나 블루의 상황에 놓인다면 자녀가 코로나 블루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며, 일반 우울증에 비해 위험이 더 높고 스트레스에도 취약하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를 키우는 양육자의 경우 특히나 코로나 블루가 오지 않도록 노력을 하며 예방에 힘써야 한다.

간혹 우울해하는 아이를 위해 지나치게 게임이나 유튜브, 온라인 콘텐츠 등에 장시간 노출을 시키는 일이 많은데, 양육자는 시간을 정해 놓고 양육 전략을 잘 짜야 한다.

과도한 영상 콘텐츠나 게임은 아동에게 있어 정서불안, 과격 행동. 집중력 등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조절이 꼭 필요하다.

오랫동안 참고 기다려온 팬데믹 종결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강력하고 길게 우리를 괴롭히고 있지만, 결국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이며, 아이들이다.

진정한 종결이 올 때까지, 조금 더 노력해 모두가 건강해지는 세상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