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 전 대만 총통 “양안 모두 중화민국”…중국선 뉴스 차단

차이나뉴스팀
2023년 04월 3일 오후 4:27 업데이트: 2023년 05월 25일 오후 3:47

중국을 방문 중인 마잉주 전 중화민국(대만) 총통이 2일 후난대학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갑자기 양안 관계를 설명하며 “대만 지역과 대륙 지역은 모두 우리 중화민국”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중국 공산당 당국에 의해 전면 차단됐다. 이에 앞서 마 전 총통은 우한에서 중국 공산당의 방역 성과를 극찬해 논란이 된 바 있다.

2일 후난(湖南)대 세미나에 참석한 마잉주는 진행자가 “교류가 일단락됐다”고 하자 손을 들어 발언권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 양안에 대해 말하면, 여러분은 모를 수도 있는데, 우리 국가는 1997년에 헌법을 개정했다. 우리의 정의에 따르면 우리의 국가는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하나는 대만 지역이라고 부르고, 하나는 대륙 지역이라고 부른다. 모두 우리 중화민국이다.”

TVBS 뉴스 영상을 보면 마잉주는 ‘중화민국’을 말할 때 망설이는 듯했지만 결국 분명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에게는… 모두 중국인데, 두 부분일 뿐”이라며 헌법상 하나의 중국이라고 했다.

“우리 양안 인민의 관계에 관한 조례는 제2조에서 대만 지역과 대륙 지역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있다. 대만 지역은 타이·펑·진·마(台澎金馬), 즉 대만·펑후(澎湖)·진먼(金門)·마쭈(馬祖) 등을 가리키고, 대륙 지역은 타이·펑·진·마 이외의 우리 영토를 가리킨다. 따라서 대만, 대륙을 막론하고 모두 헌법상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 우리는 대만 지역이고 당신들은 대륙 지역이다.”

대륙 언론들은 마잉주의 이 발언을 보도하지 않았고, 관영 환구망(環球網)이 배포한 동영상도 마잉주의 육성이 없는 백 뮤직 버전이었다. 웨이보(微博)와 바이두(百度) 검색을 통해서도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2일 저녁, 웨이보 계정 ‘큰입 대변인(大嘴發言人)’은 이런 글을 게시했다.

“법률 전공 출신인 마 선생을 조심해야 한다고 내가 말한 적이 있잖아. 마 선생은 또 농간을 부리고 구두 음모를 꾸몄다. 마 선생은 오늘 후난대학 교수 및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 ‘궈자(鍋家, 국가와 발음이 같음) 헌법에는 중국 본토와 대만 지역이 있는데, 모두 우리 ‘중화민궈(鍾滑閔鍋, 중화민국과 같은 발음)라고 했다.”

이 웨이보 게시글은 민감한 단어를 같은 발음의 한자로 대체했고, 첨부된 동영상 캡처 사진에도 ‘마잉주’라는 민감한 단어를 뺐다.

대만 매체 이티투데이(ETtoday)는 2일 ‘국민당 중국 문화인터넷미디어 연구회(文傳會)’ 부주임 린자싱(林家興)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을 인용 보도했다.

“중화민국의 주권 영토 범위에 대륙과 대만을 포함하고, 대륙이 중화민국의 일부라고 대륙에서 공개적으로 선언한 사람은 마잉주가 처음이다.”

민진당 대변인 줘관팅(卓冠廷)은 2일 에포크타임스에 “양안이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마 전 총통의 신념은 국내 민의(民意)와 큰 차이가 있고, 베이징의 ‘하나의 중국 원칙’ 및 ‘일국양제’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민진당은 이에 대해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마잉주의 이번 발언을 두고 트위터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간만에 강경한 발언을 했네.”  – 영하 273도

“우리 나라도 헌법을 개정해 군주제를 부활시켰는데, 얼마 전 공식 즉위(登基)했다.” – 문스버드(MoonsBird)

“대륙을 광복하고 중화민국을 회복하는 데 동의한다.” – Minepi.dev

“알고 보니 씨앗을 뿌리기 위해 온 것이네. 우회적으로 ‘반공대륙(反攻大陸·무력으로 본토를 수복함)’을 하는 것이고, 사상전을 벌이는 것이네. 앞으로 많이 오세요.” – 허풍이 정말 좋다

“마 씨는 전복을 선동한 혐의가 있다.” – 非國民

“마 형님의 대륙행 가운데 가장 잘한 일이다! ‘우한항역전(武漢抗疫展)’을 관람한 것은 최악의 패착이다.” – Yimi

마잉주는 3월 30일 우한에서 코로나19 관련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진인탄(金銀潭) 병원 원장의 지도하에 전염병이 통제된 데 대해 경복한다”면서 “전 인류에 대한 기여”라고 했다. 또 대만 정부가 우한에서 전세기로 대만인들을 탈출시킨 것은 “중국에 폐를 끼쳤다”고 했다.

천젠런(陳建仁) 대만 행정원장은 3월 31일 언론에 “중국 공산당이 전염병을 통제하지 못하고 정보를 숨겼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잉주가 중국 공산당에 동조하는 데 대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