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실종에 중화권 의론 분분…전문가 “절망적 상황일 것”

류지윤
2021년 01월 14일 오전 8:50 업데이트: 2021년 01월 14일 오전 9:04

중국의 최대 부호, 마윈이 대중 앞에서 사라진 지 두 달이 넘었고, 그의 행방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공 당국은 덩샤오핑의 손녀사위 우샤오후이(吳小暉)를 포함해 여러 명의 민영기업 총수를 체포했는데, 그중 한 명은 의문의 죽음을 맞기도 했다.

중국의 유명 반체제 언론인 가오위(高瑜)는 마윈의 말로가 우샤오후이보다 더 비참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마윈, 체포일까 연금일까…의견 분분

마윈은 2020년 10월 24일 상하이 와이탄 금융정상회의 연설에서 중공 당국의 관리 감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파문을 일으켰고 중공 관리 당국에 호된 비판을 받았다.

이어 마윈의 앤트파이낸셜 상장이 긴급히 중지되고 알리바바 산하의 알리바바 창업투자관리유한공사와 티몰은 독점 혐의로 각각 50만 위안(한화 약 8,50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으며 알리바바 그룹 지주회사는 독점 혐의로 입건되는 등 앤트파이낸셜은 여러 차례 정부의 질타를 받았다.

이와 함께 마윈이 상하이 금융정상회의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그의 행방과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넷이즈(NetEase.網易)는 마윈이 변방에서 통제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마윈이 체포돼 어두운 방에 갇혔다는 미국 언론도 있다.

앞서 체포된 여러 민영기업 대표들, 의문사한 왕젠(王健)

마윈의 실종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여러 민영기업 총수의 말로를 떠올리게 한다.

전 중공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의 손녀사위 우샤오후이는 징역 18년을 선고받고 857억 위안의 재산은 몰수됐으며, 왕젠 HNA(하이항∙海航)그룹 회장은 2018년 7월 프랑스에서 뜻밖의 사고로 사망해 그의 주식은 전부 국고로 몰수됐다. (주식은 전부 자선기금에 기부) 밍톈그룹 회장 샤오젠화(肖建華)는 체포됐으며 밍톈그룹 산하 9개 금융기관은 당국에 인수됐다. 중국화신에너지 창업자 예젠밍(葉簡明) 회장도 조사를 받았다.

마윈이 우샤오후이, 샤오젠화 같은 이들의 뒤를 밟는 건 아닐까?

가오위 “마윈의 말로는 우샤오후이보다 더 비참할 것”

가오위 중국 선임기자는 지난 10일 미국의소리에 마윈은 지금 절망적인 상황인 게 분명하다며 “현재 처한 상황과 말로가 우샤오후이보다 더 비참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가오위는 마윈을 숙청하려는 중공 당국의 움직임엔 다음과 같은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첫째, 마윈은 돈이 더 많아 특히나 더 잘 자란 ‘부추’라 수확의 유혹이 크다.

둘째, 마윈이 금융,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계 등에 뛰어든 것도 중공이 특히 중요시했던 분야다.

가오위는 “(마윈은) 비즈니스뿐 아니라 비즈니스 플랫폼, 금융 플랫폼을 취급하는데, 알리페이가 바로 마윈 거다. 그는 또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종사하는데, 중공이 봤을 때 엔터테인먼트 산업 역시 선전이다. 현재 영화, TV 부서가 전부 합쳐졌다. 그에겐 참 큰일”이라고 이야기했다.

셋째, 모든 기업인은 착실해야 한다. 평소엔 당의 말을 잘 들어야 하고, 다른 마음을 가져선 더욱 안 된다.

궈광창(郭廣昌) 같을지도 모를 마윈

하지만 일각에서는 마윈의 말로가 우샤오후이처럼 비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소리 방송은 미국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의 전문가 데릭 시저스(Derrick Scissors)의 말을 인용해 마윈의 명성은 우샤오후이보다 훨씬 크고, 우샤오후이의 안방(安邦)보험의 해외 진출은 알리바바보다 훨씬 열악했다고 이야기했다. 데릭 시저스는 “그렇기 때문에 마윈은 우샤오후이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난 마윈은 푸싱(復星)그룹의 궈광창 회장과 비슷한 인물일 수 있다고 본다. 궈 회장 역시 한때 구속됐다가 풀려났다”고 이야기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푸싱그룹의 궈광창 회장은 2015년 12월 실종됐다가 조용히 복귀했고, 이후 저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당국의 마윈 숙청, 수많은 이유

시드니 공대(UTS)의 중국학 교수이자 중국문제 전문가인 펑충이(馮崇義) 교수는 에포크타임스 기자에게 마윈이 중공 당국에 숙청된 것은 “마윈이 최고위층 권력투쟁에 휘말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포크타임스 자체 조사 결과 마윈은 중공의 장쩌민파와 가까웠다. 마윈이 상하이방의 멤버 황치판(奇帆)과 가까웠던 것 외에도 장쩌민의 손자 장쯔청(江志成)은 알리바바 지분을 갖고 있었다.

2014년 7월 22일, 알리바바는 6월 말까지 보위(Boyu) 캐피탈과 CITIC캐피탈, CDB캐피탈(國開金融)이 각각 0.55%, 1.1% 그리고 0.47%의 알리바바 보통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쯔청은 보위캐피탈 파트너로, CITIC캐피탈의 모회사인 CITIC 그룹 산하의 또 다른 회사에서 중공 상무위원 류윈산(劉雲山)의 아들 류러페이(劉樂飛)를 영입했다.

탕징위안(唐靖遠) 선임 논설위원은 에포크타임스에게 시진핑 당국이 마윈을 정리한 건 3가지 측면에서의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첫째, 중공은 지금 국고가 비어 급전이 필요하다.

둘째, 마윈은 그동안 시핀징파에 속하지 않았던 인물로, 시진핑 당국이 알리바바에 독점 관련 조사를 시행하면 경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정치적 상대를 약해지게 할 수 있다.

셋째, 민영기업을 철저하게 정리하는 것은 시진핑이 이미 정한 하나의 전략이다.

즉 마윈의 실종은 정치 자금을 확보하고 정적의 돈줄을 끊으려는 시진핑의 책략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