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실종설 석 달 만에 재등장…투자자 “불안감 여전”

이윤정
2021년 01월 24일 오후 4:33 업데이트: 2021년 01월 25일 오후 12:44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종적을 감춘 지 석 달 만에 영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윈은 지난 20일 그가 설립한 공익재단 주최로 열린 ‘향촌 교사상’ 시상식에서 화상으로 연설했다. 전직 영어 교사인 마윈은 농촌 지역 교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매년 이 행사를 열고 있다.

마윈은 지난해 10월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 금융 서밋 연설에서 공개적으로 금융 당국을 비판한 후 규제 당국에 불려가 ‘면담’을 받았다. 이후 앤트 그룹의 상하이·홍콩 증시 상장이 중단되고 반독점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 그룹을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석 달 남짓 그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실종설까지 나돌았다.

중국의 억만장자가 대중의 눈에서 사라진 지 3개월 만에 다시 등장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그와 중국 당국과의 관계에 우려와 의구심을 나타내며 알리바바 주식에 대한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

이날 마윈이 50초 분량의 영상을 통해 등장한 직후 홍콩 증시에서 알리바바의 주가는 전날 대비 8.5% 급등했다. 이로써 알리바바가 반독점 조사를 받은 후의 손실은 만회했지만, 앤트 그룹의 상장 취소 이전보다 11%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21일 하루 만에 알리바바 주가는 3% 이상 하락했다.

베이 스트리트 캐피털 홀딩스 창업자인 윌리엄 휴스턴은 “그동안 우리는 마윈의 리더십을 믿고 알리바바에 투자했다”며 “그가 다시 나타났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휴스턴은 “앤트그룹의 IPO(기업공개)가 연기돼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알리바바 주식을 사는 건 더 이상 현명한 투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기업은 지난해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 비중을 8%에서 1%로 줄였다.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인 컴벌랜드 어드바이저도 지난해 앤트그룹 상장이 연기되자 보유하고 있던 알리바바 주식을 처분했다.

데이비드 코톡 컴벌랜드 회장은 “지금처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증권을 분석할 수 없다”며 “우린 한발 물러서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미국 컨설팅 기업인 차이나 베이지북의 릴랜드 밀러 최고경영자(CEO)는 “그의 실제 상황이 어떤지는 전적으로 중국 정부의 공개 여부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아는 건 마윈의 단편적인 소식뿐”이라며 “알리바바의 상황도 명확히 알 수 없고 아직 확인할 게 많이 남아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