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총리 “실업 문제 심각”…기자회견서 中 현실 드러내

이윤정
2021년 03월 14일 오후 12:50 업데이트: 2021년 03월 14일 오후 12:50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중국이 심각한 실업 문제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11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 폐막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안에 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고용 전망이 여전히 어둡다”며 중국인 2억 명이 소위 ‘유연한 취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중공)이 개발한 ‘유연한 취업’이란 용어는 유연하고 다양한 취업 방식을 뜻하며 임시직·시간제·단기 일자리 등을 가리킨다. 

얼핏 듣기에는 프리랜서처럼 들리지만 유연한 취업자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다. 이들은 팬데믹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인 7명 중 1명은 안정적 소득이 없는 셈이다.

하지만 중공 정권은 유연한 취업을 고용 상태로 간주하기 때문에 실업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리 총리는 올해 생산가능인구가 증가할 것이라며 도시지역으로 1400만 명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는 역대 최대치인 910만 명의 대학 졸업자가 포함된다. 

그는 퇴역 군인과 2억7800만여 명에 달하는 농민공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혼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니 더 힘든 사람도 있다”며 이들에게 사회보장급여를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중국인들이 고통을 참고 견디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의 발언은 중공 고위층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공 총서기가 그동안 “탈빈곤 정책의 성공”을 여러 차례 거론했기 때문이다.

작년에도 리커창 총리는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중국인 6억 명이 한 달에 1천 위안(약 17만 원)밖에 못 번다”고 밝혀 중국인의 상당수가 빈곤 상태라는 점을 언론에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