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해외순방 멈춘 시진핑 中 국가주석…이유는?

리무양(李沐陽)
2021년 10월 7일 오전 11:49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2

뉴스분석

중국 정부는 여러 차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 추진 의사를 보였지만, 결국 성사되진 못했다. 사실 시진핑은 이미 2년 가까이 해외 순방을 자제하고 있다.

시진핑은 9월에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하며 정상외교를 이어가고 있지만, 해외순방은 지난해 1월 17~18일 미얀마 국빈 방문 이후 21개월째 가동 중단 상태다.

해외순방 중단의 가장 큰 표면적 이유는 중국 공산당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다. 몇몇 인사들을 제외하면 중국 수뇌부는 지도자급 인사들의 해외 방문을 중단하고, 외국 귀빈의 베이징 방문도 제한했다.

그러나 홍콩 문제, 신장 위구르족 탄압 등 국제적으로 비난받는 이슈들이 중요한 이유로 거론된다. 이런 이슈들은 외국 기자들은 물론 외국 정상들도 언급할 수 있다.

이보다 더 대답하기 쉽지 않은 문제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중국 공산당 바이러스 관련 기밀 유출, 다른 하나는 미얀마 쿠데타이다. 미얀마 쿠데타 중국 배후설이 나오는 가운데, 현재까지 시진핑의 마지막 해외순방지가 미얀마라는 점은 매우 공교롭다.

꺼내기만 하면 격한 반응 일으키는 ‘코로나19’

코로나19 문제는 중국 정부의 가장 예민한 사안이다. 서방국가에서 이를 언급하면, 중국은 격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상대국 입장에서 본다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인명피해, 경제적 손실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시진핑이 서방국가를 방문하면 기자회견을 피할 수 없다. 서방국가의 기자회견을 언급한 것은, 언론의 자유가 철저하게 보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사전 조율 없이 모든 문제를 질문할 수 있다. 이는 법적, 사회 관습적으로 보장된 것이다.

따라서 외국 기자가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문제를 시진핑 국가주석에 질문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외국 기자는 중국 기자 등과는 다르다. 중국 기자들은 사전에 짜놓은 대로 질문한다. 그러나 외국 기자는 지명받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만약 서방 기자가 이 문제를 질문하고, 심지어 서방 국가 정상도 같은 주제를 언급하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매우 궁색해질 것이다. 대답을 해도 결과가 신통치 않을 수 있다. 대답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외국 기자들은 만족스러운 답이 나올 때까지 질문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답을 안 한다면? 그것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외국 기자들은 왜 답변을 안 했는지 분석하고 추론까지 곁들일 것이다.

시진핑이 대답을 하든 안 하든, 전 세계는 이를 지켜보게 된다.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자로서는 매우 민망한 상황이다. 시진핑 주석이 2년 가까이 해외를 방문하지 않는 것도 이해할만하다.

쿠데타 일어난 미얀마, 시진핑의 국빈 방문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진핑은 작년 1월 17~18일 마지막 해외 순방지였던 미얀마에서 12개 행사에 참석해 29개의 각종 협약서에 서명했다. 주로 일대일로 협력을 강화하는 협약이었다.

그러나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18일 오전 숙소에서 미얀마군 총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과 가진 회담이다.

중국 외교부가 밝힌 바에 의하면, 흘라잉 사령관은 회담 후 “시진핑 국가주석의 이번 미얀마 방문은 시기가 매우 특수하고 의미가 중요하며,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와 흘라잉 사령관 모두 왜 “특수하고 의미가 중요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군부 지도자에게 중요한 사안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일으키는 대목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떠나고 2주 후인 2월 1일, 흘라잉 사령관이 이끄는 미얀마 정부군은 쿠데타를 일으켰다. 윈 민 미얀마 대통령과 실질적인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등 미얀마 정부 고위 지도자들이 체포됐다.

미얀마 군부 ‘뒷배’로 여겨지는 중국에 대한 미얀마 시민들의 감정이 악화하는 가운데, 시민들이 중국 공산당의 오성홍기와 군부 관계자들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현지에서는 사진을 불태운 시민들이 미얀마 군인과 경찰들에게 붙잡혀 갔다는 소문도 퍼졌다. | 트위터 @eipisu123

수치는 지금까지도 수감 중이며 선동, 부패, 공무상 비밀엄수법 위반, 불법 워키토키 소지,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등 10여가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또한, 수많은 미얀마 국민이 정부군에 사살됐으며, 국민은 공포 속에 생활하고 있다.

이 모든 사건들은 시진핑이 흘라잉 사령관과 ‘특수하고 의미가 중요한’ 회담을 하고 보름 만에 촉발됐다. 단순히 시기적으로 맞물린 것일 수 있지만, 기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실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시진핑이 해외에서 기자회견을 열게 되면, 각국에서 모인 기자들 심지어 정부 고위인사들도 이를 언급할 수 있다.

중국은 관련성을 부인할 수 있겠지만 의혹을 완전히 잠재울 명쾌한 해답을 내놓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시진핑에게 질문 던질 기회가 주어진다면, 외국 기자들은 분명히 날카로운 추궁을 할 것이다. 그렇다고 시진핑이 서방 국가 정치인과 기자들을 영원히 회피할 수 있을까.

마주치는 것이 싫다고 출국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국제사회의 단절을 의미한다. 화상회의 참석도 물론 가능하다. 실제로 시진핑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유엔 총회 연설에서 그런 방법을 동원했다.

하지만 이는 미국과 함께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국가로서는 매우 소극적 행보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시진핑으로서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은 외국 여론이야 어찌 됐든 중국 내부에서만 모르면 된다는 태도를 취해왔다.

중국인들의 눈과 귀를 막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이는 중국 공산당에 세계에서 누구보다 가장 잘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