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공개 지지…노림수는?

차이나뉴스팀
2022년 03월 5일 오후 12:55 업데이트: 2022년 03월 7일 오전 9:58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에서 우크라이나를 동정하는 여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반면, 중국 온라인에는 러시아를 지지하는 여론이 대세다.

중국문제 전문가 탕징위안(唐靖遠)은 이 같은 여론 뒤에는 중국 공산당(중공)이 있으며, 러시아를 편들어 양국 간 분쟁을 강화함으로써 세계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궁극적으로는 중공이 원하는 방식으로 세계 질서를 재편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러시아의 침공 9일째를 맞은 지난 3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완강한 저항으로 러시아군의 진격은 푸틴의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조급해진 러시아군은 주거지역과 민간인 시설까지 폭격하면서 많은 인명 피해를 내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미·중·러 3국 관계도 급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의지 불변

개전 첫날을 돌아보면 우크라이나는 고립무원의 상황에 처해 있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월 25일 화상 연설에서 “유럽 27개국 지도자들에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여부를 물었지만 모두가 겁을 먹고 대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고군분투하더라도 나라를 지킬 것이라고 했다.

탕징위안은 “2008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가능성을 열어줬다”며 “이는 나토의 동진이 계속된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서 그는 “여기에는 러시아 전략에 대한 나토의 불신이 반영됐고, 이 불신은 주로 구소련 시기의 역사적 요인과 러시아의 민주화가 철저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고 했다.

탕징위안은 또 “러시아의 군사적 압박 앞에서 보여준 나토의 유화적인 태도가 러시아가 모험을 하도록 부추김으로써 우크라이나를 전쟁의 희생양으로 만들었다. 이는 ‘유약함이 전쟁을 부른다’는 이치를 다시 한번 말해준다”고 했다.

탕징위안은 “푸틴이 전쟁을 발동한 목적은 단기적으로는 나토의 동진을 막아 전략적 안보를 확보하고 러시아 주변과 지연적·문화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가들을 그의 통제권하에 두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과거 러시아 제국의 초강대국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전쟁 발발 이후에도 나토 가입을 포기하지 않았다. 나토 가입을 달가워하지 않던 스웨덴과 핀란드는 전쟁이 벌어지자 가입 지지 여론이 일고 있다. 핀란드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핀란드 국민의 나토 가입 지지율은 53%(2017년에는 19%)였고, 스웨덴에서는 41%를 기록했다.

스웨덴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전쟁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 JOHAN NILSSON/TT News Agency/AFP via Getty Images

중공의 노림수는 세계 질서 재편

러시아군이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 포격을 퍼붓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대(對)러시아 제재 수위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공 당국은 제재에 반대하고 있고, 중·러 간 무역거래도 계속하고 있다.

탕징위안은 “중공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중공은 사실상 참여자다”라고 했다. 그는 또, 중공 당국은 줄곧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대변하고 ‘침략’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산 밀 수입 제한을 완화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탕징위안은 중공이 주권국가에 대한 침략행위를 공공연히 지지하는 것은 양국의 갈등을 이용해 국제사회의 안정을 깨고 기존의 국제질서를 재편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것은 중공이 반복적으로 강조해온 이른바 ‘100년 만의 국면 변화(百年變局)’와 관련이 있다. 중공은 이러한 변화를 이용해 세계 권력의 중심에 서려는 계산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미·러·중 3국의 치열한 게임…승패는 미지수

중국 전문가인 고든 창은 최근 영문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베이징은 결코 막(幕) 뒤에서 지켜보는 관찰자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와 중공은 지금 미국과 세계에 ‘통일전선’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역사상 최악의 순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탕징위안은 미·러·중 3자 관계가 지난 몇 개월 사이에 급변했다고 분석했다.

“푸틴은 초강대국 지위를 회복하려는 야심은 있지만 이데올로기적 측면에서는 공산주의를 배척한다. 그는 공산주의가 국가와 민족에게 끼친 해악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미국과 러시아는 화해하고 전략적 연대를 이뤄 중공의 공산 전체주의의 위협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기초가 있다.”

지난 3월 1일 부다페스트에서 헝가리 시민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고 있는 모습. | Janos Kummer/Getty Images

이어서 그는 “바이든 행정부와 나토는 러시아를 잠재적인 전략적 협력자로서가 아닌 적으로 취급해 왔고, 이러한 정책은 러시아가 서방에 대응하기 위해 중공과 가까워질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며 “그 결과, 미국과 나토는 또 하나의 적을 만들어 냈다”고 지적했다.

탕징위안의 분석에 따르면,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푸틴은 서방에 대한 보복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그로 인해 서방과 화해할 수 있는 기반이 무너졌고, 그로 인해 전례 없는 강력한 제재를 받아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됐고, 그로 인해 러시아가 더욱 중공에 의존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푸틴에게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은 상황이 됐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응하면서 중공에 대한 압박 수위가 분산될 수밖에 없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도 손실이 크다. 이는 사실상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탕징위안은 근본적인 처방을 내놓았다. “미국과 러시아가 이번 사태로 촉발된 대립을 조속히 매듭짓고 중공의 위협을 억제하는 최대공약수를 모색한다면, 진정한 윈윈 국면을 이끌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