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협상, 합의 없이 종료

한동훈
2022년 03월 1일 오후 1:39 업데이트: 2022년 03월 1일 오후 1:39

제3국에서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이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났다고 28일(현지 시각) 관계자들이 밝혔다. 양측은 휴전을 위해 논의해야 할 주제들에 대해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합의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각각 대표단을 벨라루스로 파견해 휴전 협상에 돌입했다. 키예프를 포위 공격 중인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벨라루스 도착을 위해 진입로를 내줬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협상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양국 대표단이 귀국해 협의를 거친 후 재협상에 나설 것”이며 “양측은 어떤 결정에 대해 논의할 것인지 몇 가지 우선적 의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대표단 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5시간에 걸친 회담을 통해 “합의를 기대할 수 있는 지점들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회담은 벨라루스-폴란드 사이 국경에서 갖기로 합의했다”며 “(2차) 협상 전 양국 대표단은 각국 지도부와 협상 내용에 대해 먼저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차 협상은 수일 내에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휴전에 합의하지는 않았지만 2차 협상 일정을 잡았다는 점에서 아직 해결의 여지는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당장 진행 중인 전쟁에 즉각적인 영향은 크게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분쟁 해결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지지한다”며 “그러나 전투가 진행되는 동안 협상을 매듭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24일 푸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으며, 현재 수도 키예프를 비롯해 하르키우 등 주요 도시에서 격렬한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

양국 관리들은 지구 반대편 미국 뉴욕 유엔 총회에서도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세르지 키슬리츠야 우크라이나 유엔 대사는 각국 대표를 향해 “유엔 총회가 러시아의 주권국가 침공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키슬리츠야 대사는 또한 “유엔 총회는 러시아가 조건 없이 우크라이나에서 철군하도록 압박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대한 독립 승인을 철회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바실리 네벤지아 러시아 유엔 대사는 우크라이나가 2014년 체결한 ‘민스크 협정’을 위반하면서 이번 위기가 촉발됐다고 말했다.

민스크 협정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내전이 발생하자, 평화를 위해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내 친러 반군세력 등이 체결한 협정이다. 협정이 체결된 장소인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서 이름을 따왔다.

네벤지아 대사는 “서방 동맹들은 뻔뻔스럽게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고 교관을 파견했으며 12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을 선동해 돈바스 지역에 대한 무력 도발을 부추겼다”며 러시아는 민간인을 공격하지 않고 있으며 이 지역 민간인을 위협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정부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