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번만 파보면 안 될까요?” 3천억 비트코인 실수로 버린 남성의 호소

이서현
2021년 01월 19일 오후 2:1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57

한 영국 남성이 실수로 3000억 원이 넘는 비트코인이 든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내다 버렸다.

그는 800억이 넘는 기부금을 제안하며 지역 당국에 쓰레기 매립지를 파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6일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비운의 주인공은 바로 영국 웨일스 뉴포트의 IT업계 종사자 제임스 하웰스다.

연합뉴스

그는 2009년 자신의 노트북으로 7500비트코인을 채굴했다.

현재 1비트코인의 가격은 한화 4천100만원으로, 이를 환산하면 금액은 약 3천75억원에 달한다.

채굴 당시에는 비트코인 가치가 매우 낮아 한동안 잊고 지냈다.

하드디스크도 책상 서랍에 보관하던 중 몇 년 뒤 이사를 하면서 고장 난 노트북 등과 함께 버리고 말았다.

로이터 연합뉴스

2013년 무렵, 1비트코인 가격이 1천200달러(약 130만원)까지 치솟자 드라이브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버린 드라이브가 인근의 쓰레기 처리장에 묻혀 있다고 확신한 그는 지역 의회에 쓰레기장 탐색을 꾸준히 요청했다.

또 좌표 참조시스템을 이용해 매립지 특정 부분을 파낸다는 계획도 세웠다.

영국 뉴포트 지역 쓰레기 매립지 | BBC 영상 캡쳐

그러나 의회 측은 이를 허가해주지 않았다.

쓰레기 탐색 중 유독가스 누출 등의 환경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만약 비용을 들여 파헤쳐도 드라이브를 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이유였다.

지난해 12월부터 비트코인 가치가 급상승하자 그는 포기하지 못하고 다시 한번 의회의 문을 두드렸다.

그는 CNN에 “비트코인을 되찾으면 내 비트코인의 25% 또는 5천250만 파운드를 기부하겠다”라며 “약속이 이행된다면 31만6천 명의 뉴포트시 주민은 각자 175파운드(약 26만원)씩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절반가량은 이번 계획에 투자한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남은 25%를 내가 가지면 된다”고 설명했다.

뉴포트 시의회 측은 전과 비슷한 이유로 “현재로선 이를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