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새로운 마블 슈퍼히어로 작품에 ‘두번째’ 트랜스젠더 배우 캐스팅

김태영
2022년 09월 15일 오전 12:01 업데이트: 2022년 09월 15일 오전 9:32

디즈니플러스가 내년 가을 개봉 예정인 마블 슈퍼히어로 시리즈 ‘아이언하트’의 등장인물에 논 바이너리(Non-binary·자신이 남성이나 여성으로 규정되기를 원치 않는 성소수자)이자 트랜스젠더 배우인 조 티라케스가 캐스팅됐다.

미국 영화 전문 매체 데드라인 뉴스가 지난 8월 10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조 티라케스가 디즈니플러스에서 제작 중인 새로운 마블 슈퍼히어로 시리즈 ‘아이언하트’ 영화에 캐스팅됐다.

이번 캐스팅 소식을 접한 티라케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흥분된다. (이 영화는) 트랜스젠더들을 위한 것”이라고 썼다.

영화 ‘아이언하트’에 성소수자가 캐스팅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디즈니플러스는 미국의 드래그 퀸(여장 남자) 리얼리티 쇼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셰이 쿨레도 이 영화의 조연으로 캐스팅한 바 있다.

지난 8월 셰이 쿨레는 미국 예능 TV 채널 ‘E!’와의 인터뷰에서 “마블 직원들은 내 경험과 드래그 퀸에 대한 전문 지식에 대해 믿을 수 없을 만큼 개방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디즈니, 어린이 만화 영화에도 LGBT 사상 주입

디즈니가 작품 속에서 LGBTQ(성소수자) 사상을 홍보한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국내에서 280만 관객을 동원한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의 속편 <베이맥스>의 주인공 애니메이션 캐릭터도 트랜스젠더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캐릭터는 마트에서 생리대를 구입하며 트랜스젠더도 생리를 할 수 있다는 설정을 했다.

특히 이 영화는 디즈니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제작한 만화 영화로 디즈니가 아직 성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LGBTQ 사상을 홍보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지난 3월 30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디즈니 경영진들은 사내 화상 회의에서 “어린이 프로그램에 퀴어(Queer) 아젠다를 더 많이 추가하겠다”며 “올해 말까지 디즈니 작품에 성소수자와 소수민족 캐릭터를 50%까지 증가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의에서 총괄 프로듀서 라토야 라브노는 “정기적으로 어린이 프로그램에 성소수자 관련 사상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프로덕션 코디네이터 알렌 마르치는 “우리 팀에서는 트랜스젠더·퀴어·양성애자 캐릭터를 충분히 생산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추적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즈니 제너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사장 캐리 버크는 “디즈니 작품에 LGBTQIA(성소수자)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를 통한 LGBT 사상 주입, 거부의사 명확히 해야

디즈니 공원에서 18년 동안 근무한 닉 카투라노는 “디즈니가 성소수자를 기용함으로써 높은 ESG 점수를 받았고 그 덕분에 재정적 혜택도 얻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기업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기업이 경영 활동을 할 때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금융계에서는 이 ESG 점수로 기업을 평가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투라노는 “ESG 점수는 기업을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중국에서 사용되는 일종의 ‘사회적 신용점수’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다수 사람들이 이러한 것들(미디어에 성소수자 사상을 담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분명한 거부 의사를 보이지 않으면 이 일은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는 앞으로 더 많은 작품에 LGBTQ 사상을 담아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블 스튜디오 기획자 빅토리아 알론 론소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더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성소수자들의 다양한 면을 부각할 예정이다”라고 공언했다.

에포크타임스는 이번 논평에 대해 디즈니에 반론 요청을 했지만 기사 작성 시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