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 ***” 배달주문 메시지 받고 가슴철렁한 중국 음식점 주인

한동훈
2020년 10월 12일 오후 4:42 업데이트: 2020년 10월 12일 오후 4:52

평범한 음식주문을 구조 메시지로 오인해 경찰이 출동하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최근 후베이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징먼시의 한 음식 배달업체 주인은 휴대전화 배달앱으로 들어온 배달 주문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경험을 했다.

주문과 함께 ‘음식점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에 “도와주세요. ******** 감사합니다”라는 문자가 두 번 반복돼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메시지가 *표로 가려진 채 전달돼 내용을 완전히 알 수는 없었지만, 상상력이 풍부했던 이 주인은 영화나 인터넷에서 본 장면을 떠올렸다.

강도에게 붙잡힌 고객이 음식을 주문하는 척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이었다.

이 주인은 “사람이 납치된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음식 배달원에게 해당 주문이 들어온 아파트에 제일 마지막으로 배달하도록 지시하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잠시 뒤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진압봉과 방패를 착용한 채 진입준비를 마친 경찰은 배달원에게 신호를 보냈고, 배달원은 초인종을 누르고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안에서 나온 사람은 배달원 뒤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을 보고서는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다. “음식 받으러 나왔는데 경찰이 여기 왜 있냐”고 묻기도 했다고.

중국 후베이성의 한 음식점 주인이 받은 주문 메시지. “도와주세요 *** 감사합니다!”(“帮我******谢谢!”)라고 작성돼 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 온라인 캡처

“왜 그런 주문을 보냈느냐, 삭제된 메시지는 무엇이냐”는 경찰의 질문에 음식을 주문한 사람은 “오는 길에 담배 좀 사다 달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이 그의 휴대전화를 확인한 결과 *표로 가려졌던 메시지는 “담배 사다주세요”(帶包香煙)였다.

이 표현이 민감어로 구분돼 삭제되고, 그로 인한 오해 때문에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한 상황에 다들 쓴 웃음을 짓고 사건은 마무리 된 것으로 현지언론은 전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한 중국 누리꾼은 “인터넷 담배 판매 규제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담배 사다달라는 말을 검열당국의 인공지능(AI)이 규제대상 단어로 분류했으리라는 것이다.

중국의 인터넷 검열·통제를 실행하는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온라인 여론 안정”이라는 이유로 다수의 단어와 표현을 민감어로 지정해 삭제하거나 작성자를 추적, 감시하고 있다.

이러한 민감어는 티베트, 톈안먼, 파룬궁 등 고정된 것들도 있지만, 중국 내 사건사고나 정치상황에 따라 추가되거나 일부 해제되기도 한다. 그 때문에 이전까지 문제없이 사용하던 단어가 아무런 통지 없이 갑자기 쓸 수 없게 되는 일이 생긴다.

현재 중국에는 ‘민감어’가 존재하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전 인터넷 심사원이 에포크타임스에 밝힌 바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관련된 민감어만 올해 상반기 기준 3만5476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