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장 끌려가던 어미소가 무릎 꿇고 눈물 흘리며 애원한 이유

한동훈
2020년 01월 16일 오전 10:47 업데이트: 2020년 01월 19일 오후 5:06

모성애는 종종 기적을 부른다. 이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해당하는 것 같다.

7일(현지시간) 펑파이뉴스(澎湃新)는 중국 광둥성에서 도살장에 끌려가던 어미 소가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애원한 끝에 극적으로 구조된 사연을 전했다.

지난 5일 광둥성 산터우시의 한 농장주는 검은 암소 한 마리를 끌고 도살장으로 향했다. 소는 몇 걸음 걷다 말고 무릎을 꿇고 주저앉기를 반복했다. 커다란 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살려달라는 듯 애원하는 모습처럼 보였다.

농장에서 일하는 린왕보(林王波)씨는 이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즉시 SNS에 공개했다. 그는 “소가 이동하는 동안 무릎을 꿇고 울었다”며 “도살장에 도착해 도축업자가 끌어내려 했지만 계속 앞다리를 구부리고 앉아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소는 새끼를 밴 상태로 알려졌다. 애원하는 듯한 어미 소의 행동은 배속의 새끼를 살리려는 모성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웨이보 화면 캡처

영상이 공개되자 도살장에는 소를 사겠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중국 SNS에는 이 소를 살리자는 모금 운동이 벌어져 2만4950위안(약 418만원)이 모금됐다.

그 덕에 소는 도축되지 않고 2만 위안(337만원)에 팔려 인근 사찰로 보내졌다. 모금액에서 소를 구매하고 남은 돈은 소를 잘 돌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사찰에 기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린씨에 따르면 사찰로 가는 도중에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듯 무릎을 꿇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는 자신을 인수한 사람들을 향해 세 걸음에 한 번씩 무릎을 꿇으면서 다가갔고 트럭에 오를 때와 내릴 때 자신을 태운 화물차를 향해서도 오랫동안 무릎을 꿇고 있어서 마치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영상을 본 중국 네티즌은 “세상 만물은 모두 영성이 있다” “어미 소가 뱃속의 송아지를 보호하고 싶었던 거다” “상나라 시기 선조들은 사냥할 때 임신한 암컷은 죽이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제 정말 문명의 퇴행이구나”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한편, 지난 2017년 지린(吉林)성 쑹위안(松原)시에서도 새끼를 밴 암양 한 마리가 뱃속의 새끼를 지키기 위해 도축업자 앞에 무릎을 꿇은 사례가 보도됐다. 당시 그 암양도 누군가 사서 구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