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보다 더 강한 전염력” 오미크론 등장에 각국 다시 빗장

한동훈
2021년 11월 27일 오후 6:16 업데이트: 2021년 11월 27일 오후 6:16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 확산이 확대되는 가운데, 더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새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의 출현에 주요국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정부 의료 전문가와 코로나19 대응팀 권고를 받아들여 남아공을 비롯해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아프리카 지역 8개국에 대해 비시민권자의 여행 제한 조치를 내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그동안 B.1.1.529로 불리던 새 변종을 ‘오미크론’으로 명명하고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우려 변이는 새로 등장한 변이 바이어스의 전파력이나 치명률이 심각하고, 치료법이나 백신의 효과가 미흡할 때 지정된다.

WHO는 오미크론이 “많은 수의 돌연변이를 지니고 있어, 다른 변이와 비교했을 때 재감염 위험이 높다”고 우려 변이 지정 이유를 설명했다. 재감염은 기존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다른 바이러스에 다시 감염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유럽질병통제센터(ECDC)는 이날 발표한 위험평가보고서에서 오미크론이 유럽연합(EU)과 유럽경제지역(EEA)에 가하는 전반적인 위험도를 ‘높음~매우 높음’ 수준으로 평가했다. 총 6단계 중 5번째로 높은 위험단계에 해당한다.

ECDC 역시 오미크론을 “전염성과 면역 회피 가능성이 잠재적으로 크다”며 우려 변이로 분류했다. 아직 바이러스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WHO와 ECDC는 오미크론이 기존 백신의 보호를 우회하고 점파력이 강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연구진에 따르면, 오미크론은 총 50여개의 돌연변이가 보고돼 지금까지 등장한 코로나19 변종 중 가장 많은 돌연변이를 나타냈다. 특히 스파이크 단백질에서만 32개의 새 변이가 집중돼 전염성과 면역 회피 가능성이 우려된다.

실제로도 남아공에서는 오미크론 출연과 맞물려 신규 확진자가 급증했다.

남아공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주까지만 해도 하루 신규 확신자 200~300명 대를 유지했으나 19일 400명대를 넘어서더니 23일 868명, 24일 1275명, 25일 2456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26일 기준 1주간 평균 하루 신규 확진자는 1300명대로 그 전주에 비하면 4배 수준이다. 오미크론 감염자는 990명으로 추산된다.

새 변종 등장으로 위험신호가 켜진 가운데, 각국 연구소와 제약업체는 오미크론 대응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며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 각국 연구소에서 오미크론을 분석하기 위한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새 실험용 백신 제조에는 2~3개월이 걸린다. 실험 및 분석에 최소 몇 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기반으로 제약사가 오미크론 전용 추가접종(부스터샷) 개발에 들어가더라도 이번 겨울철 내에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주요국 방역당국은 손씻기,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등 기존 방역수칙 엄수를 강조하는 가운데 발생지역으로부터의 여행제한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미국 외에도 독일, 이탈리아, 체코, 네덜란드, 스페인, 오스트리아, 스위스, 러시아 등 유럽 국가들이 남아공과 인근 국가에서 입국하는 항공편을 차단하기로 했다.

싱가포르, 인도, 일본, 홍콩,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중동 국가, 브라질 등 남미 국가도 비슷한 조치에 들어가거나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