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수립…한국은 혼란·갈등, 북한은 개혁·무상배분” 한국사 교과서 논란

한동훈
2020년 04월 4일 오전 9:25 업데이트: 2020년 04월 4일 오전 9:40

동아출판의 ‘고등학교 한국사’의 편향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020년 3월 1일 발행된 이 교과서는 올해 일부 학교에 채택돼 고등학생들이 배우게 되는 교과서다.

10대 학생들에게 대한민국은 갈등과 혼란의 나라로, 북한은 개혁과 무상분배의 나라로 묘사해 사회주의 편향성을 보인다는 지적이다.

유튜브 영상 ‘당신의 자녀가 학교에서 공산주의를 배우고 있습니다’에서는 대한민국과 북한의 정권수립을 다룬 현대사 부분을 중점적으로 조망했다.

이에 따르면 해당 교과서 228쪽에서는 대한민국 정부수립에 관해 “경제는 물가폭등, 미군정의 미숙한 정책, 일제의 정책에 따른 산업 편중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유튜브 ‘당신의 자녀가 공산주의를 배우고 있다’ 화면 캡처

이어 “정부 수립 이후에도 여전히 좌익과 우익으로 나뉘어 사회가 혼란하였으며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는 세력도 많았다”고 했다.

이승만 정부가 반공체제를 강화해 국회 내 반대세력을 제거하고 보안법을 제정했다는 내용도 실려 사회억압을 암시했다.

반면 다음 페이지인 229쪽에서 소개된 북한 정권수립 과정은 남한과 달리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는 모습이 부각됐다.

해당 교과서에서는 “소련은 이들(북한) 인민위원회에 행정권을 넘겨주어 자치를 인정하였다”로 시작해 “북조선 인민위원회는 토지 개혁을 실시해 5정보를 초과하는 토지를 무상 몰수하여 농민에게 무상 분배했다”고 했다.

또한 “주요산업과 각종 자원을 국유화해 사회주의 체제의 기초를 만들었”고 북한에서 소련의 후원 아래 사회주의 체제가 강화되자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 중 다수가 38선 이남으로 이동했다”고 서술했다.

동아출판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브로슈어 화면캡처
동아출판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브로슈어 화면캡처

이밖에도 대한민국은 총파업, 무장봉기와 이에 대한 정부의 왜곡, 간첩몰이, 공포분위기 등으로 얼룩진 혼란상으로 묘사됐다.

자유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대한민국 정부수립 초기의 부족한 자원과 인력 속에서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려 노력한 부분에 대해서는 평가조차 없었다.

또한 정부 수립 전 좌익세력들이 대한민국의 정치·사회·경제를 교란하고 철도파업, 대구폭동 등 지하운동을 벌여 사회혼란을 초래한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