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이 급격히 정책 전환…출구 없는 中 코로나

알렉스 우
2022년 12월 31일 오전 11:52 업데이트: 2022년 12월 31일 오전 11:52

中 집권 공산당, 준비·계획없이 갑자기 정책 바꿔
전국 확진자 집계조차 중단…또 다시 실상 은폐

중국 공산당이 지난 3년 동안 중국인들에게 무수한 비극과 극심한 고통을 안겨주었던 ‘제로 코로나’ 규제를 급속히 해제하자마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에서 산발적으로 전파됐다. 또 각종 언론들의 보도와 함께, 글로벌 소셜 미디어에는 중국 현지 상황이 담긴 게시물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을 휩쓸고 있으나 중국 공산당은 이 문제를 통제할 계획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세계보건기구(WHO)와의 전국 감염자 집계와 같은 데이터 공유를 중단했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재확산 및 변이 발생을 우려한 국제 사회의 지원 제안도 거부했다.

중국 공산당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계획도 없이 급격히 선회한 탓에 중국 내 의료 시스템은 넘쳐나는 코로나19 확진자에 대비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 게다가 이번에 전파되는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 증상은 대부분 일반적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 증상과 달리 경미하지 않다. 대부분 고열, 기침, 폐 직접 감염과 같은 심각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내 병원들은 현재 중환자실 침상, 인공호흡기, 의약품 및 기타 의료용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넘쳐나는 사망자로 인해 장례식장은 24시간 가동 중이다. 중국 내 도시들의 거리는 봉쇄 명령이 해제됐음에도 인적이 없어 적막하다. 일부 도시들은 주민들이 대부분 감염됐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돼도 무증상이거나 경미한 증상만 보이는 근로자들은 출근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출구전략 없는 중국 공산당의 제로 코로나 해제로 중국 주민들은 혼란과 공황상태에 빠졌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바이러스 ‘박멸’에 과도하게 집착한 탓에 이미 중국 의료 인프라는 혹사당한 상태다.

중국 공산당은 병원 수와 환자 수용 능력을 늘리고 의료진을 더 양성하는 대신 코로나19 검역 및 검사 시설에 막대한 자금을 지출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한 여성이 한 버스 정류장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쓴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평소 붐볐던 거리가 텅 비었다. 2022.12.6 | Kevin Frayer/Getty Images

사전통보 없었던 ‘제로 코로나’ 해제

중국 국민들은 이제 집에서 코로나19를 치료하게 됐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이에 미리 대비하란 어떠한 공지도 받지 못했다. 그로 인해 중국 각지 약국들은 해열제와 감기약을 확보하려는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이 지금껏 해왔던 행보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지난 3년간 중국 공산당은 중국 국민들이 증상을 숨겨 코로나19 유전자증폭검사(PCR)나 강제 격리를 회피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해열제나 감기약 판매를 금지하거나 엄격히 통제했다. 이러한 통제로 인해 해열제와 감기약을 제조하던 많은 제약회사가 파산했다. 살아남은 제약회사들마저 제로 코로나 규제 완화 이후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하란 통보조차 받지 못했다.

이번 제로 코로나 해제 이전에 이미 대량 전파가 시작됐지만 지난 3년간 중국 공산당의 통제 결과로 중국 국민들은 이에 대비하기 위한 상비의약품을 비축할 수 없었다. 현재 중국 현지에서는 해열제 및 감기약의 생산량이 수요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앞서 주중미국대사관은 중국 주재 미국인에게 다음과 같은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주중미국대사관은 지난 11월 28일 대사관 공식 웹사이트와 웨이보(중국SNS) 계정을 통해 성명을 발표하며 “주중미국대사관은 모든 미국 시민이 스스로와 가족을 위해 최소 14일분의 의약품, 생수 그리고 음식을 비축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일부 중국인들도 중국 공산당의 제로 코로나 철회 이전에 발표된 주중미국대사관의 권고에 따라 의약품과 식량을 비축했는데, 덕분에 도움이 됐다며 주중미국대사관 공식 웨이보 계정에는 감사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한 중국인 사용자는 댓글을 통해 “11월 28일 발표된 주중미국대사관의 권고에 따라 다행히 미리 해열제와 같은 용품을 준비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베이징의 코로나19 대확산 속에 한 약국의 감기약 진열대가 거의 비어 있다. 2022.12.15 | YUXUAN ZHANG/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통제 불능의 중국 내 11월 이후 코로나19 전파

WHO에서 일하는 한 전문가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철회하기 전인 11월부터 중국 내에서는 이미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WHO의 마이클 라이언 비상대책위원장은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한 것은 폭발적인 감염자 증가 원인이 아니라 이에 대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수도 베이징과 남서부의 대도시 충칭과 같은 중국 내 주요 도시들은 이미 11월부터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했으며, 중국 공산당은 이를 통제하기 위해 또 다른 봉쇄 조치를 시행했다.

중국 공산당의 최고 어용 언론인으로 꼽히는 전 환구시보 편집장 후시진(Hu Xijin)도 웨이보를 통해 11월 이후 베이징 내 코로나19 감염자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웨이보에 올린 게시물에 “정리하자면, 통제 불가능하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그의 게시물은 게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다.

확진자 집계 포기

중국 국가보건위원회는 지난 12월 25일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앞으로 일일 전국 코로나19 감염자 통계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저장성 지역보건위원회 위신러(Yu Xinle) 부국장은 같은 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저장성의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하루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 아직 감염자 수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으며, 새해 첫날에는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최대 200만 명에 이를 것이라 예측했다.

중국 내에서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감염자 수 발표 정책에 혼선이 빚어져 혼란이 가중되고 회의적인 시선도 늘었다.

지난 12월 7일 ‘제로 코로나’ 정책이 철회된 이후 중국은 대량 PCR 검사를 중단했다. 이어서 12월 14일에는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의 통계 공개도 중단했다.

WHO와 미국 정부는 중국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현황과 관련된 자료를 공유해 달라고 중국 정부 측에 요청했지만, 중국 정부는 2주째 WHO에 자료를 보내지 않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환자들이 충칭시에 위치한 충칭의대 제2 부속병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2.12.23 | NOEL CELIS/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국제 원조 거부

중국인들이 접종한 코로나19 백신은 대부분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이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서방 기업들이 제조한 백신보다 효과가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은 정치ꞏ경제적 이유로 서방 기업들이 제조한 백신의 수입을 금지했다.

WHO와 서방 국가들은 포함한 국제 사회는 감염자가 폭증하는 중국에 의료 지원을 제안했다. 지난주 미 국무부는 중국의 코로나19 통제를 위해 미국산 백신을 제공할 용의가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지난 12월 21일 정례 언론브리핑을 통해 미국의 제안을 거절했다.

하루 앞선 12월 20일, 독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연방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중국에 수억 회분의 화이자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은 이 제안을 거절했으며, 중국 정부는 중국 주재 독일인을 위한 2만 명분의 화이자 백신만 제한적으로 수입을 허용했다.

중국 공산당은 현재 전파 사태의 심각성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지난 12월 16일 중국 바이러스학계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Zhong Nanshan) 박사는 온라인 연설을 통해 중국에서 발병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종의 사망률은 여전히 약 0.1%에 불과하며 코로나19는 이제 그저 ‘코로나 감기’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주에 거주하는 역사학자 리위안화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 공산당이 ‘제로 코로나’에서 ‘집단 감염’으로 정책을 선회하면서 아무런 대책도 없었기 때문에 혼란만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위안화는 “중국 공산당의 정책 변화는 전적으로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있다. 중국 국민들의 목숨은 상관이 없는 것이다”라며 “이제 모든 중국 국민이 최소 한 번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에야 중국 경제가 복구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수많은 노인이 목숨을 잃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