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공침투 막는 ‘외국대리인 등록법’ 제정 한목소리

김현진
2019년 06월 22일 오후 5:52 업데이트: 2019년 12월 11일 오후 5:55

대만입법원 의원들(이하 의원들)이 지난 17일 ‘외국대리인 등록제도’ 기자 회견에서 ‘외국 정치 세력’의 재정에 대해 더 많은 투명성을 원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만의 민진당 위완루, 유메이뉘, 린징이 등 입법 위원회 위원과 대만의 기진당 의원은 중국 공산당의 대만 침투가 매우 심각해 종교, 언론 등 모든 분야에서 나타난다며 미국이나 호주의 ‘외국 대리인 등록법’과 유사한 법을 대만에서도 제정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의 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위완루 의원은 “중공의 대만 침투는 어디에나 다 있다. 궁묘 관리 시스템에서부터 언론, 심지어 교육, 촌장까지 다양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외국 대리인 등록제도 기자 회견을 연 것은 미국과 호주의 법령을 참고해 외국 정치세력이 대만에 끼친 영향을 폭로할 수 있는 법안을 내놓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법안이 자유를 억압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만에서 외국 정치세력의 자금 출처가 투명하고 공개적이기를 바래서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차이즈루 대만 대륙위원회 법정처장은 “중국공산당이 언론과 무력으로 대만을 위협하며 분열시켜 대만을 삼키려고 한다는 것은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중공의 시진핑 5개 조례는 이미 통일 대만을 위해 가동됐다”면서  “이것은 대만사회를 분열시키려고 하는 것이며 최종목적은 중화민국을 소멸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외국대리인 등록법’은 외국인 또는 외국 정부의 지시나 요청을 받고 정치운동을 하거나 미국정부 및 관리를 상대로 로비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의 활동내역을 사전에 등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처벌-간첩죄 규정 외 외국을 위한 국익침해 횔동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미국은 간첩죄로 처벌하기에 구체적 증거가 부족하거나, 국익에 반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처벌하는 근거로 주로 이 법을 활용하며 시민권자 및 적국과 우방국을 차별하지 않고 적용한다.

쑹청언 대만수호민주플랫폼 이사는 “앞으로 외국대리인등록법이 통과되면 정부는 그들의 활동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특히 언론의 경우 구체적인 관련 언론인이 누구인지, 자금 출처가 어디인지, 과거 어떤 보도를 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언론의 믿을 만한 설명이 없으면 정부의 요구에 따르지 않는다고 보고 처벌하는 것이 당연한 과정이다”고 덧붙였다.

차이나 타임스, 중국으로부터 기업 자금 받아

대만의 4대 언론 중 하나인 차이나타임스는 대만 최대 쌀과자 브랜드로 중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왕왕중국홀딩스가 소유하고 있다.

애플데일리는 중국에 공장이 있는 그 쌀과자 회사가 중국 정부로부터 11년동안 보조금 형태로 최소 167억 대만달러(6257억 원)를 지원받았다고 회사 재무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왕왕홀딩스 회사 관계자는 “중국이 외국인 투자를 위해 보조금 형태로 자금을 지원하면서 기업을 유치하는 것은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이 자금이 어떤 정치적 의제에도 묶여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또한 왕왕홀딩스는 친 중국적인 커머셜 타임스, 차이나 타임스 위클리, 차이나 텔레비전, 칭티엔 텔레비전도 소유하고 있다.

대만 정부 언론 감시단은 지난 18일, 독자적인 편집 정책을 수립하지 못한 칭티엔에 50만 대만달러(187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한편, 지난 12일 홍콩시위 지지집회를 주최한 유튜브 연예인 홀거첸과 황궈창 의원은 집회허가를 받은 후 이를 공식 발표했다. 홍콩과 대만이 자치권은 일국양제의 보증에 의하면 당연히 보장받아야 하는 자율권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현지 언론은 홍콩 집회를 평가절하하면서 홍콩과 대만 모두 베이징을 벗어나 자치권을 확보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대만의 4대 현지 통신사 중 하나인 차이나타임스 통신사를 비난했다. 모든 신문은 표지에 대규모 홍콩 시위를 특집으로 다뤘으나 차이나타임스는 예외였다.

2백만 홍콩인들이 이 법안 철회를 요구하고 시 고위 관리들의 사퇴를 촉구하며 거리를 행진한 다음 날, 황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난 17일자 차이나타임스를 비롯한 신문 세 개의 1면 기사를 나란히 올렸다.

황 의원은 지난달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만인들이 애써서 쌓아올린 민주주의가 중국 권위주의 정권의 침투 위협을 받고 있는데, 우리는 이런 상황을 계속 지켜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 게시글은 수천 개의 좋아요와 댓글이 달렸다.

대만은 홍콩에서 현재 진행 중인 시위를 지지하며,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오는 23일, 집회 참가자들은 대만 카이다거란 로에 흰 셔츠를 입고 나와 홍콩을 지원하고 언론의 거짓보도를 폭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