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세계보건총회 참여 결국 불발…대신 국제적 지지여론 성과

강우찬
2022년 05월 24일 오후 2:44 업데이트: 2022년 05월 27일 오후 4:15

대만의 제75차 세계보건총회(WHA) 참석이 결국 불발됐지만,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 형성’이라는 성과를 남기게 됐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WHO) 최고의결기구인 WHA가 3년 만에 대면 방식으로 열린 가운데, 앞서 20일에는 총 194개 회원국 중 34개국(유럽의회 회원국 포함) 의원 1504명은 대만 초청을 요구하는 서한을 WHO에 보냈다.

이번 서한 발송은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를 지지하는 사상 최대 규모 지원활동으로 평가됐다.

서한에서는 대만의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방역 대책이 국제사회에 좋은 본보기가 됐다고 전했다. 또한 대만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의료물자와 지원금을 보내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한 점도 언급했다.

이번 WHA에 앞서 미 국무부는 대만의 옵서버(참관국) 지위를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무부는 지난 17일 WHO에 대만의 참여를 배제할 합리적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뿐만 아니라 WHO 회원국 13개국이 대만의 옵서버 참가를 지지했으며, 독일 연방의회는 대만의 옵서버 자격 회복을 위해 노력하도록 독일 정부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대만과 가까운 일본 정부 역시 일관되게 대만의 WHO 옵서버 참가를 지지해왔다.

대만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우수한 방역 모델로 주목을 받았으며 지난 12일에는 미국·독일·인도네시아가 공동 주최한 제2회 코로나19 대응 화상 정상회의에도 참석했다.

대만은 2009년 이후 옵서버 자격으로 매년 WHA에 참석해왔지만, 차이잉권 정권이 출범한 2017년부터 중국의 반발로 5년 연속 참석하지 못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이유로 내세워 WHO 외에도 다양한 국제기구와 회의에서 대만의 참석을 반대하고 있으나, 보건 등 국제 협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자국의 정치적 이유를 지나치게 내세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만 외무부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WHA에 옵서버 참가하는 데 필요한 초청장은 도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회의 둘째 날인 23일 참가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으나 이날 대만 초청에 관한 발표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