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기독병원, 중국 장기이식 참여 의사 2명 재계약 취소

강우찬
2022년 06월 13일 오후 5:01 업데이트: 2022년 06월 13일 오후 5:01

중국에서 장기이식에 참여한 대만 의사 2명이 소속 병원을 그만두게 됐다.

대만 중부 창화(彰化)시에 위치한 장화기독교병원은 간이식 전문의 천야오리(陳堯俐), 커즈란(柯志燃)과 오는 6월 말 계약이 만료되면 재개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병원 측에 알리지 않고 중국에 건너가 출처가 불명한 장기를 이식하는 수술을 한 사실이 최근 병원 의료윤리위원회 자체 조사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병원은 최근 인사이동을 단행했으나 병원 소속 의사 총 1044명 중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의사는 천씨 등 2명뿐이다. 천씨는 대만 중부지역의 간 이식 명의로 유명한 인물이지만, 병원 측은 윤리적 문제로 더 이상 같이 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병원 측은 성명에서 “중국에서는 살아있는 사람의 장기를 강제로 적출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주된 피해자들은 티베트인, 위구르족, 지하교회(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교회) 기독교 신자, 파룬궁 수련생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장기이식 수술에 참여하면 이러한 범죄에 연루될 수 있다”며 “천씨 등이 연루됐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병원 몰래 참여했다는 점에서 이미 윤리적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보건부인 위생복리부는 ‘인체 장기이식 조례’를 통해 해외에서 장기이식에 참여한 환자, 의사, 의료기관은 수술 내역을 투명하게 보고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만약 이를 위반하면 벌금형에 처해지거나 건강보험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그러나 병원 측은 “정부는 실제로는 해외에서 벌어지는 장기이식 실태를 파악하지 못해 관련 규정을 실효성 있게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와 가족들과의 투명한 신뢰 관계를 위해 이번 조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천씨는 재계약 의사가 없다는 병원 측 통지서를 받았다면서 중국에서 은밀히 장기이식에 참여했다는 병원 측 조사 결과를 부인했다.

한편, 국제사회에서는 강제 장기적출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초 유럽 회의는 중국에서 살아있는 사람을 상대로 자행되는 강제 장기적출에 대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이며, 국가적으로 허용된 범죄”라며 “특히 파룬궁 수련자들이 주된 피해자”라는 내용의 긴급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EU 회원국에 중국의 장기 적출 행위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며, EU 회원국 국민의 중국 원정 장기이식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유엔(UN) 인권이사회에 대해서도 중국 강제장기적출 문제를 우선시할 것을 요구했다.

결의안에 따르면 중국의 장기이식 시스템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규정한 장기 출처에 관한 투명성과 추적성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장기이식 시스템에 대한 국제조사단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