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 공습 대비해 타이베이 시내 4600곳 방공호 정비

강우찬
2022년 08월 5일 오후 1:14 업데이트: 2022년 08월 5일 오후 2:02

대만이 수천 곳에 달하는 방공호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군사적 위협으로 침공 위협이 고조된 데 따른 대응이다.

대만은 중국 공산당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전용 방공호 외에도 지하철과 지하 주차장, 쇼핑센터 지하 등을 방공시설로 지정하고 있다. 시민들의 평상시 동선이나 생활 장소에서 가까운 곳에 대피처를 마련해두기 위해서다.

이런 시설은 수도 타이베이에만 4600곳에 달하며 시 인구(약 265만)의 4배 이상인 12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이베이의 한 지하철 역사 내 지하 광장은 평소에는 청소년을 위한 춤 연습 공간으로 개방돼 있지만 일단 공습이 시작되면 방공호로 사용된다.

대만 정부는 방공호 정보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며 스마트폰 앱을 통해 안내해왔으며, 최근에는 사람들에게 가장 가까운 방공호를 찾는 법을 알려주는 소셜미디어 및 거리 포스터 홍보 캠페인도 시작했다.

방공호 입구에는 A4용지 크기 정도의 노란색 라벨이 표시됐고 최대 수용인원도 적혀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했던 공습대비 대피 훈련도 재개했다. 이번 훈련은 수도 타이베이가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 공습을 받았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군사적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시민들은 미사일이 날아올 경우 지하 주차장으로 대피해야 하며, 폭발 후 폭풍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눈과 귀를 손으로 가리고 입은 벌려야 한다는 지침을 안내받았다.

대만 의원들 사이에서 방공호 내 물자 비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진당 일부 의원들은 방공호에 6개월 치 식량과 식수, 비상 물자 비치를 요구했다. 현행법에서는 청결과 개방 유지 등만 의무화돼 있다.

장기간 체류에 대비해 조립식 화장실과 의료용품 확보를 요구한 의원도 있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군사적 위협에도 대만인들의 긴장감은 크지 않은 것 같다며 “스트레스를 받진 않는다”며 “일어날 일은 때가 되면 일어나기 마련이니까”라고 한 10대 타이베이 시민의 반응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