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 뒤에 숨은 ‘뇌성마비’ 아빠를 친구들에게 당당하게 소개한 9살 딸

김연진
2020년 01월 15일 오전 10:42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28

뇌성마비를 지니고 있는 아빠는, 자신 때문에 딸이 학교에서 놀림을 당할까 봐 걱정이 됐다.

이에 아빠는 항상 숨어서 지냈다. 딸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도 찾아갈 수 없었다.

학교에 찾아가 반갑게 딸에게 인사를 건네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아빠는 그럴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KBS ‘동행’

그런 아빠의 손을 잡고 친구들 앞으로 향한 9살 딸. 딸은 “우리 아빠야”라고 당당하게 아빠를 소개했다.

‘뇌성마비’ 아빠 서장철씨는 시골 마을의 외딴집에서 9살 딸, 6살 아들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

오래전 아내는 집을 나갔고, 혼자 힘으로 어린 자녀들을 키워야만 했다.

KBS ‘동행’

딸 서수연양이 준비물을 집에 놓고 간 날에는 학교 근처 식당 주인에게 찾아가 대신 준비물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직접 찾아가고 싶었지만, 혹시나 딸 친구들이 자신을 보게 되면 딸이 놀림을 당할 것 같았기 때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그러던 어느 날, 집에 크레파스를 두고 간 딸은 아빠에게 전화해 “준비물을 꼭 학교 앞으로 직접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다.

KBS ‘동행’

하지만 서장철씨는 학교 정문이 아닌 담벼락 구석에 숨어서 딸을 기다렸다.

이때 딸이 다가와 “아빠, 왜 여기 있어. 이리 와봐”라며 그를 끌고 친구들 앞으로 향했다. 이어 한 명, 한 명 친구들을 소개해줬다.

딸에게 크게 감동한 서장철씨는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학교에 찾아가 볼걸”이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KBS ‘동행’

딸 수연양은 “아빠가 웃는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좋다”고 말하며 아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서장철씨와 수연양의 사연은 지난 2016년 방송된 KBS ‘동행’을 통해 소개되면서 큰 관심을 모았고, 지금까지도 온라인에서 회자되며 누리꾼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