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해프닝? 조지아주 재검표 결과 인증했다가 수분만에 철회…오후에야 재인증

한동훈
2020년 11월 21일 오전 10:48 업데이트: 2021년 01월 14일 오후 2:20

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0.3%포인트로 재검표에 들어갔던 조지아주 국무부가 20일(현지시각) 11·3 미국 대선 주 선거 결과를 인증했다고 발표했다가 몇 분 만에 이를 번복했다.

브래드 라펜스페거 주 국무장관은 이날 오전 조지아 총 159개 카운티의 선거 결과를 보고받았다면서 선거 결과를 인증했다고 밝혔다. 몇 분 뒤 사무처는 이를 정정하며 “결과에 대해 (나중에) 인증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 침묵했다.

라펜스페거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주 국무장관으로서 오늘 우리가 발표한 숫자들이 정확하다고 확신한다”며 “숫자는 민의를 반영한다”고 했으나, 말을 마치고 불과 수 분 만에 이를 철회한 것이다.

국무장관실에서도 기자회견에 맞춰 “결과가 공식 인증됐다”는 보도자료를 냈다가 곧바로 “결과를 인증할 것”이라는 새 보도자료를 내며 앞선 보도자료를 사실상 폐기했다.

결국 이날 혼란은 오후에 조지아주 최고 선거관리자의 “선거 결과가 최종 인증됐다”는 발표 후에야 일단락됐다.

이에 따르면, 후보별 득표는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246만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46만표, 자유당 조 요르겐센 6만2천표다. 바이든과 트럼프 간 격차는 1만2670표로 0.25%포인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다른 핵심 경합주와 마찬가지로 조지아주에서도 광범위한 유권자 사기와 비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에포크타임스는 대선 승자 선언을 시기상조라고 판단하고 있다. 모든 법적인 과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는 내년 1월 6일로 예정된 상하원 합동회의를 포함한다. 이 회의에서는 12월 14일 치러지는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대한 승인이 이뤄진다. 트럼프 법률팀에서도 이번 대선 결과 판별이 내년 상하원 합동회의까지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지아주는 지난 13일부터 시작해 18일 자정 전까지 총 500만여표에 대한 재검표를 수작업으로 마쳤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부재자·우편투표 검증의 핵심인 ‘서명 대조작업’을 생략했다. 대선 이후 개표 단계에서 이를 거쳤다는 이유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법률팀은 서명 대조작업을 다시 하지 않는 재검표는 “가짜표를 다시 세는 것”으로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검표 과정에서도 “빳빳한 새 투표지” 목격담을 비롯해 수백 명의 사기행위 목격 진술이 나왔다.

앞서 라펜스페거 주 국무장관은 이번 재검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그는 “전체 투표에 대한 검증작업을 조지아주에 도입한 새 보안 종이투표 시스템의 정확한 집계 성능과 결과 보고를 재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라펜스페거 주 국무장관은 이번 대선 조지아주 선거에 사용된 미국 전자투표기 업체 ’도미니언사(社)의 전자투표시스템 도입을 결정한 인물이다. 주 국무장관은 주지사에 이어 서열 2위이지만, 선거 업무 대부분을 결정할 권한이 있다.

한편, 이러한 양측의 엇갈린 주장에 대해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어느 한쪽도 편들지 않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켐프 주지사는 오는 28일까지 선거인단 투표에 보낼 16명의 선거인단을 승인해야 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초 그는 이날 오후 5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열지 않았다. 선거 결과 인증 철회로 인한 혼란 때문으로 보인다.

조지아주에는 아직 남은 일정이 있다. 주 선거규정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24일까지 기계 재검표를 요청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검표가 시작된 다음날인 지난 1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조지아주에 서명 대조작업을 포함한 정직한 재검표를 촉구한다”고 한 바 있다.

트럼프 캠프 선거고문 제나 엘리스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합법적 투표만 집계하도록 모든 법적 옵션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언론사 헤드라인은 이미 조 바이든이 조지아주 승자로 선언됐다고 거짓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다수 언론은 이날 재검표 완료 소식을 전하며 “수천 표 격차가 줄기는 했지만 결과가 뒤바뀌지는 않았다”며 바이든이 승자라고 보도했었다.

엘리스 선거고문은 “미디어에는 미안하지만, 그렇게 돌아가는 게 아니다”라고 일침했다. 현재 그녀는 조지아주에 선거 결과 인증 중단을 요청한 상태다.

반면, 바이든 캠프는 조지아주의 재검표에 대해 “조지아 유권자들이 조 바이든을 차기 대통령으로 뽑았다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을 그저 재확인했을 뿐”이라며 환영의 뜻을 발표했다.

바이든 캠프 측은 “선거 관리관, 자원봉사자, 사무원들을 포함해 초과근무까지 하면서 전례 없는 상황에서 재검표를 최고의 공공 서비스로 완성해 준 분들께 감사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