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트럼프 “아프간 철수로 바그람 기지 中에 넘어갈 것”

하석원
2022년 02월 5일 오후 2:42 업데이트: 2022년 02월 5일 오후 2:42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관련해 바그람(Bagram) 비행장을 내주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중국과 연결 지어서 볼 때 지정학적 가치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쉬 파텔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나라면 바그람을 지켰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좌관이자 국방장관 대행 비서실장을 지낸 파텔은 미국재건센터에 합류했으며, 에포크TV 시사프로 ‘캐쉬의 코너’를 진행한다.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바그람 비행장은 중국 바로 옆에 있다. 그들이 핵무기를 만드는 곳으로부터 1시간 거리에 있다. 어떻게 바그람을 잃을 수 있나? 중국이 바그람을 가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바그람 공군기지는 아프간에서 가장 큰 비행장으로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약 45㎞, 차량으로 1시간 거리에 있다.

바그람 공군기지. 2021.7.5 촬영 | EPA/연합

이 기지는 지난해 탈레반 수중에 넘어가기 전까지 20년 가까이 아프간 미군 전력의 심장부였다. 미군은 거액을 투자해 기지 규모를 확충해왔다. 이 기지의 전략적 핵심 자산은 2016년 6800만 달러를 들여 완공한 1만2천피트(약3660m) 활주로다.

미군은 철군을 앞둔 작년 7월 초 기지 지휘권을 아프간 정부군에 넘겼으며, 이후 아프간군의 항복을 받아낸 탈레반이 점령했다.

마크 밀리(Mark Milley) 미 합참의장은 지휘권을 넘기기 직전인 작년 6월말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국방부는 그 비행장에 대해 전술적으로나 작전상 필요하지 않다고 결정했다”며 대사관 수비에 집중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해 8월말 아프간 민간인 철수작전 당시 카불 공항 인근에서 자살폭탄테러로 200명에 가까운 피해자가 발생하자 바그람 공군기지 지휘권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안전한 대피가 가능했으리라는 비판 여론이 크게 제기됐다.

또한, 중국이 탈레반 정권을 지지하고 양호한 외교관계를 수립하기로 하면서, 중국군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이 기지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와 현지 소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 기지는 이란과 중국 모두에, 접근 가능한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작년 11월에는 중국이 미사일 격납고로 추정되는 시설을 중국 서부지역에 건설하며 핵전력을 대폭 현대화하고 있다는 미국과학자연맹(FAS)의 보고서가 나왔다.

이 보고서에서는 “중국이 아프간과 인접한 중국 서부의 위먼, 하미, 오로도스 인근에 미사일 사일로 3개 구역을 비밀리에 건설하고 있다”며 “전례 없는 핵 증강”을 추진 중이라고 평가했다.

미군이 바그람 기지를 계속 확보했을 경우, 중국의 서부 핵시설 견제에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을 것으로 지적된다.

퇴역 미 공군 대령이자 군사전략 분석가인 댄 스타이너는 작년 9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가까운 바그람 비행장을 보유하면, 미국은 중국과 맞서는 데 있어서 ‘전략적 이점’을 얻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에포크타임스

미군의 아프간 철수는 작년 8월15일에 시작해 혼란 속에 2주 만에 황급히 마무리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혼란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내부에서 ‘치욕적인 철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공화당은 물론 친정인 민주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바이든 행정부)이 아프간에서 철수하는 방식은 총 쏘는 것조차 서툰 엉터리 갱단 같았다”며 “우리 나라 역사상 가장 당혹스러운 한 주간이었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카불을 신속하게 점령하자 중공은 미국을 비난하며 선전공세를 폈다.

중공 언론은 자국 학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아프간에서 실시했던 민주적 개혁을 “혼란과 파괴만 남긴 실패”로 규정하고 미국은 “문제 처리에 있어 신뢰할 수 없는 무능한 국가”라고 몰아세웠다.

트럼프는 중국의 공산주의 정권이 아프간 철수 과정에서 남겨진 미군 무기를 획득해 이를 연구하고 리엔지니어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에 대해 강해져야만 한다.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 많은 다른 것들을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단독인터뷰는 오는 7일 오후 8시(미 동부시각 기준) 에포크TV닷컴(EpochTV.com)을 통해 방송된다.

* 이 기사는 프랭크 팡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