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 국방부, 미국 맞설 군사용 드론 개발에 박차…내부문서

에바 푸
2021년 01월 22일 오후 12:19 업데이트: 2021년 01월 22일 오후 3:38

중국 정권이 미국 등 적국을 정찰하고 공격하기 위해 무인항공기(드론) 함대를 적극적으로 키워왔음이 유출된 중국 국방부 문서에 의해 밝혀졌다.

이 문서는 지난 2017년 7월 작성됐으며 신뢰할 수 있는 소식통에 의해 에포크타임스에 제보됐다.

문서는 중국이 군사용 드론을 개발해 해상, 육상, 항공, 우주로 통제권을 확대하며, 군사장비 간 통신이 오가는 전자기권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는 등 ‘전방위 전쟁’ 방안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이를 위해 소형장거리 군용 드론 1~2종을 설계하고 전용 공장을 건설, 2018년말부터 연간 1000대의 무인기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투자금액을 1억 3천만 위안(약 221억원)으로 책정했다.

중국 국방부 문서는 “이번 프로그램으로 향후 수직적 전투에서 최신 전투력으로 국방력을 강화해 미군의 무기에 맞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군사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했다.

문서에는 드론의 대당 제조비용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그러나 중공 장비개발부 문서에서 이번 군용 드론과 일치하는 내용의 프로젝트가 명시됐다. 이에 따르면 시제품 개발에 600만 위안(10억 원)을 배정했다.

국방부 문서는 군용 드론을 현대전의 필수 장비로 규정했다.

“미래 전쟁에서 다른 나라의 정보를 통제하고 제한하면서 더 많은 정보 자원을 획득하는 것은 평화 시에는 핵심적 경쟁 요소이고, 전쟁 시에는 중요한 전략자산”이라며 군용 드론을 ‘저비용’으로 ‘위험한 환경에서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장비’라고 높게 평가했다.

군용 드론 프로젝트에는 다수의 중국 공대와 항공대학과의 협력을 요구했다. 그동안 자국 내 대학이 군사기술 개발과 무관하다던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주장과 어긋나는 대목이다.

저장대 드론 개발 연구소는 중공 공군과 여타 국가기관으로부터 연구비 1억 위안(약 170억 원)을 지원받았다.

상업용 드론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은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드론산업인사이트에 따르면 선전에 본사를 둔 드론 제조사 DJI는 2020년 10월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 70~8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인권 탄압을 위한 감시장비를 중공에 제공한 혐의로 미국의 제재 목록에 올라 있다.

군용 드론 분야에서 중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유출된 국방부 문서에는 현재 중국 군용 드론에 탑재된 터보샤프트 엔진 등은 장시간 비행과 고고도 비행에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15마력을 내는 4기통 엔진인 오스트리아의 ‘로택스 914’를 가장 적합한 엔진이라고 명시했다. 이 엔진은 현재 인도군의 드론에 사용되고 있다.

문서에서는 현재 미 공군에 배치된 무인기RQ-1A 프레데터, MQ-9 리퍼, MQ-9A 리퍼, RQ-4 글로벌 호크 등 4개 기종을 언급하며, 글로벌 호크를 지금까지 나온 가장 발전된 무인기로 평가했다.

글로벌 호크는 미 버지니아 방산업체인 노스럽 그루먼이 개발한 기종으로, 6만 피트에서 30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서에 따르면, 중공군이 요구하는 드론 성능은 적재 하중 6kg, 비행시간은 24시간 이상이다.

중 국방부 문서에는 중국 군용 무인기 윙룽과 카이훙에 대한 언급도 실렸다. 군사 전문가들은 두 무인기의 일부 기종을 미국 무인기 프레데터와 리퍼의 복제품으로 의심하고 있다.

미군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 연합뉴스

미국은 중국 DJI의 드론에 대해 기술 침해와 보안 취약성에 대해 조사해왔다. 미 육군은 DJI드론이 중국 정권에 조종되거나, 촬영 영상이나 이동 경로 등 데이터가 수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에 진출한 중국인들이 미국 기술을 빼돌린 사건도 여럿 있었다.

2017년 8월에는 중국 국적자인 순푸이가 항공우주기술을 응용한 고급 탄소섬유를 중국 정부를 위해 조달한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16년에는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한 중국계가 무인기 등 군사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려다 50년형을 선고받았으며, 2014년에도 글로벌 호크 부품과 미 방산업체의 무인기를 밀수출하려던 대만계 2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09년에는 테네시 대학의 전직 교수가 중국 국적자에게 방위산업 관련 물자와 자료를 넘겼다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미 공군의 무인기 개발과 관련된 물품들로 알려졌다.

*이 기사는 에바 푸 기자가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