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FBI 보고서…美 의원, ‘딥스테이트’ 개입 의혹 제기

아이번 펜초코프
2019년 10월 25일 오전 10:31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37

척 그래슬리(공화당) 상원의원이 2016년 트럼프 선거캠프에 대한 ‘FBI의 스파이 활동’ 조사 보고서 공개가 늦어지는 것은 딥스테이트가 이 문건을 묻어 버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FBI 스파이 활동 보고서는 지난 미대선 당시 오바마 정부 FBI가 트럼프 캠프를 상대로 스파이 활동을 벌였는지 여부를 조사한 법무부 감찰관의 보고서를 말한다. 이 보고서는 최근 공개 임박설이 나왔다가 아직까지 공개가 지연되고 있다.

그래슬리 의원은 2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여러 달이 지나도록 감찰관의 보고서가 아직 공개되지 않는 것은 나에게 딥스테이트가 이것을 묻어 버리려 한다는 의심이 들게 한다”고 썼다.

폭스뉴스의 앵커 마리아 바르티로모는 최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보고서가 이달 18일에 공개될 것이며 전화번호부처럼 두꺼울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나중에 보고서가 이달 말까지 나올 것 같다며 자신의 트윗을 통해 보도 내용을 정정했다.

2016년 10월 오바마 정부의 FBI와 법무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선거캠프의 외교정책 자문이었던 카터 페이지가 러시아와 내통했다고 여기고 그를 감시하기 위한 해외감시법 영장 신청에 서명했다. 이 영장 발부는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민주당의 연구자료에 의존한 것이었다. 전 영국 정보국 요원이었던 크리스토퍼 스틸이 자료를 조사하고 정리했는데, 이른바 ‘트럼프 X파일’로 불리는 스틸의 문서는 외설적인 혐의 등 트럼프 당시 대선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엮여 있었다.

조사를 지휘하고 있는 마이클 호로위츠 감찰관이 제공한 가장 최근의 공식 발표는 지난달 13일에 있었다. 호로위츠 감찰관은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자신의 사무실이 최종 보고서 사본을 법무부에 보냈다고 썼다. 이 서한에 따르면 호로위츠 팀은 조사를 위해 100만 건의 문서 검토와 100건 이상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법무부로부터 검사 완료 보고를 받으면 감찰관은 보고서의 공개와 기밀 보충 자료를 작성하는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딥스테이트가 감사관의 보고서를 묻어 버릴 수도 있다는 의혹은 추측에 근거한 메시지를 거의 내지 않는 노련한 상원의원 그래슬리에게서 나온 것이어서 그 발언에 무게감이 실린다. 딥스테이트(Deep State)는 정부 내에 상당한 권력을 축적해 온 숨은 권력 집단을 말한다. 하지만 그래슬리 의원의 발언 근거가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의 사무실은 본지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2016년 해외감시법 영장 발부 당시, FBI와 법무부는 페이지를 러시아의 정보요원으로 지목했었다. 그는 지난 1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법무부는 아직 그에게 보고서를 검토할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지는 “지금까지 모든 것이 올바로 되고 있지 않았다”며 “난 단지 조사가 정확하길 바란다. 지금까지 그들이 한 모든 일은 부정확했다. 나는 정치적 목적이 없다. 난 진실을 원할 뿐이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