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한테서 ’10살 주인’ 구하려고 혈투 벌이다 숨진 러시아 반려견

이서현
2020년 12월 31일 오전 10:3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18

러시아에서 반려견이 어린 주인을 구하려고 자기 몸집 2배가 넘는 늑대와 싸우다 숨졌다.

31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사고는 러시아 북부 코미공화국의 한 마을에서 발생했다.

최근 예멜리얀(10)이라는 한 소년은 커다란 늑대가 나타난 줄도 모르고 형제들과 숲에서 술래잡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인근 가정집의 CCTV에 촬영된 영상을 보면 예멜리얀이 눈 더미 속으로 숨자, 늑대가 어슬렁거리며 다가갔다.

그때 근처에 있던 잭 러셀 품종의 반려견 제시가 위험을 감지하고서 쏜살같이 달려갔다.

갑작스러운 제시의 등장에 놀란 늑대는 급히 도망쳤지만 이내 제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덩치가 훨씬 작은 제시는 늑대에게 일방적으로 물렸고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워했다.

예멜리얀은 제시의 울음소리를 듣고서 얼른 아버지에게 달려가 이를 알렸다.

아버지는 이웃들과 함께 현장을 달려와 늑대를 내쫓았다.

데일리 메일 홈페이지 캡처

온몸이 물려 피범벅이 된 제시는 늑대에게 목덜미를 물린 채 끌려가던 중 구조됐다.

예멜리얀의 가족은 의식이 점점 희미해지는 제시를 안고 200km나 떨어진 도시의 동물병원을 찾았다.

수의사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라며 진통제만 놓아주었고, 제시는 가족의 품에서 하늘나라로 떠났다.

정부 당국은 제시를 죽인 늑대의 사살을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