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대한민국 13대 대통령 별세…향년 89세

김윤호
2021년 10월 26일 오후 2:57 업데이트: 2021년 10월 26일 오후 3:57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89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해온 노 전 대통령은 최근 병세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차도를 보이지 못하다가 끝내 별세했다.

1932년 12월 경북 달성군에서 태어난 노 전 대통령은 경북고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보안사령관, 체육부·내무부 장관, 12대 국회의원, 민주정의당 대표를 지냈다.

노 전 대통령은 육군 9사단장이던 1979년 12월12일 육사 11기 동기생인 전두환 전 대통령을 주축으로 한 신군부 ‘하나회’의 핵심 멤버로서 군사 쿠데타를 주도했다.

쿠데타 성공 이후 신군부의 2인자로 수도경비사령관, 보안사령관을 거친 뒤 대장으로 예편했으며, 국무총리 산하 행정기관인 정무장관실 제2장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정계에 몸담은 기간 초대 체육부 장관,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 민정당 대표를 거치며 군인 출신이라는 이미지를 지우고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5공화국 말기 전두환 전 대통령을 이을 정권 후계자로 부상, 1987년 6월 1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민정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로 지명됐다.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이뤄지면서 정권 교체 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야권이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등 소위 ‘3김’으로 분열되면서 여당 단일 후보인 노태우 당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보통사람 노태우’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민주주의 정착과 외교적 지위 향상, 토지공개념 도입 같은 경제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퇴임 후에는 12·12 쿠데타 주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수천억 원 규모의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전두환 전 대통령과 수감됐고 징역 17년과 추징금 2천600억여 원을 선고받았다.

1997년 12월 김영삼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석방됐지만, 추징금 미납 논란에 시달리다가 지난 2013년 9월 완납했다.

유족은 부인 김옥숙 여사, 딸 소영, 아들 재헌씨가 있다. 소영 씨와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사위이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