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멍구 중국어 수업 확대에 몽골족 공무원도 반발…中 당국 징계 예고

윤건우
2020년 09월 14일 오후 1:31 업데이트: 2020년 09월 14일 오후 3:37

중국 네이멍구(내몽골) 자치구 교육청이 몽골어 수업 학교에서 중국어 수업을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지방정부가 이번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공무원들에 징계를 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에포크타임스는 최근 네이멍구 지방정부의 문서를 확보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정부 문서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중공) 정부는 이번 정책에 반대하는 공산당원과 지방 공무원은 징계처분을 받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내몽골 지역 공무원들에게는 자녀를 등교시킬 것을 요구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공무원 종사 혜택은 모두 사라지며 조사를 받게 된다고 적시했다. 지방 당국은 등교거부 시위 참석 여부 확인을 위해 공무원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네이멍구 교육청은 지난 8월 네이멍구 초중고 3개 과목에서 중국어가 몽골어를 대체하는 교육 방침을 정했다. 몽골어 교육을 축소하는 대신 중국어 수업은 확대한 것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네이멍구 시린궈러맹(林郭勒盟) 지역에는 몽골어만 구사하는 교사 대신 몽골어와 중국어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교사를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정책이 발표되자, 이에 반발한 지역 학생과 학부모 수만 명이 등교를 거부하는 등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네이멍구 사범대 부속 중학교는 전교생이 모두 등교 거부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들은 중공 정부의 ‘문화대학살’을 비판하며 몽골어가 사라지면 몽골 민족 마저 소멸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네이멍구는 몽골족 고유의 언어와 문화를 이어오는 곳으로 몽골 주민들은 중국어를 구사하는 한족과 함께 이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다. 네이멍구에는 몽골족 약 420만명이 살고 있으며 인구 대부분은 한족이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업을 거부하는 이들 가운데 몽골족 네이멍구 공무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일부는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또한, 정책에 반대한 수백 명의 몽골인이 체포되거나 공직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밝혔다.

등교거부 시위가 확산되자, 이를 막기 위해 당국이 공무원과 당원들에 대한 엄단 조치에 나선 것이다.

또 다른 네이멍구 정부 문서에 의하면 중공 정부는 자녀의 등교를 금지한 공무원과 당원들의 징계처분 단계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들은 비판과 교육 단계, 경고, 엄중 경고, 탈당 혹은 제명 순으로 처벌을 받는다.

이 문서에 따르면 네이멍구의 한 지역 당 위원회에서 지난 1일부터 공무원과 당 간부 자녀들의 학교 등록 및 출석 현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내용이 기록됐다. “내일(지난 5일) 직원들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와 별개의 문서에서도 시 당국이 지난달 25일 이후부터 당원들의 시위 참여 여부를 조사하는 등 압박을 이어오고 있다.

당국의 압박에 못 이겨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4일 내몽골 지역의 한 여성 공무원이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그녀의 남편은 이번 정책에 반대 입장을 보인 아내가 고위 당국자로부터 압력을 받은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당국의 등교 거부 금지 압박 및 위협에도 소셜미디어에는 등교하지 않은 학생들의 상황을 알리는 게시물들이 게재됐다. 매주 월요일 중국 초중고에서 열리는 당 깃발 게양식에 참석한 학생들의 인원수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