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순환 실현 어려워…수출과 부동산에 의존하는 중국 경제

류지윤
2021년 04월 20일 오후 8:31 업데이트: 2021년 04월 20일 오후 8:40

지난해 이후 중공은 ‘내부 순환’을 외쳐 왔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 회생 구조는 여전히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부동산으로 내수 시장을 떠받치는 형태다. 중국의 수출 신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점차 사라질 것이고, 큰 빈부격차와 제한된 소비력은 내수 시장의 성장엔진이 되기엔 어렵다는 것이 학자들의 시각이다.

4월 13일 중공 관세청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3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0.6%나 급증했다. 전기제품, 의류∙가방∙완구, 가구∙조명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많이 증가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작년의 기준이 매우 낮았으므로 오도성이 있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골드만삭스는 계절적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중국의 3월 수출은 전월보다 6.6% 위축된 데 이어 1, 2월 모두 8.5%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3월 수출이 전월보다 소폭 감소하는 것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며 조만간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에이킨 대학교 셰톈(謝田) 교수는 “중국의 현재 수출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밝은 것은 전염병 발생 기간 세계 각국의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실상 대부분의 나라가 아직 봉쇄돼 있으므로 가동 중단 상태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이와 관련해, 사무실∙가구∙실내용품∙문화용품 사업 등은 재택근무, 가정학습과 관련된 제품 수요가 여전히 많다. 이게 사실상 중국의 수출을 이끈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다른 나라들이 봉쇄를 풀고 전염병에서 회복하기 시작하면 중공의 수출 우위 지위는 점점 낮아질 것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5월 미국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제재 압력에 못 이겨 중공 당국은 내수 확대와 소비 확대를 국내 대순환 경제발전을 이루는 데 중요한 수단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경제 회복 구조는 아직도 구태의연해 보인다. 부동산 시장을 제외한 국내 소비 수요는 아직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독립경제연구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는 3월 전반적인 신용 증가세가 다시 둔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가계대출이 지난 몇 달 동안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2월 70개 대도시의 집값은 전월 대비 평균 0.4% 올라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올랐다.

재미 학자이자 시사 칼럼니스트인 거비둥 (戈壁東)은 “그동안 중공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부동산은 사실 근본적으로 중국 경제의 내부 순환을 이끌 수 없다. 오히려 자금을 부동산에 묶어두며 사실상 시장 흐름을 막는 것이고, 형성된 내부순환마저 이로 인해 깨질 수 있으므로 중공은 단기간 내 내부순환을 형성할 수 없다. 대내적으로는 계속 부동산에 의존하고 대외적으로는 수출에 의존하는 것은 사실상 독을 마셔 갈증을 해결하는 것으로, 전략적인 전망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3월의 구매관리자(PMI∙제조업 분야의 경기동향지수) 지수는 50.6으로 떨어져 작년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전반적인 중국 내 수요 부진이 최근 1년간 공장 활동의 가장 느린 성장 속도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한편 중국의 올해 1분기 도시 실업률은 5.3~5.5%로, 지난해 말 5.2%보다 높아졌다.

16~24세 인구의 실업률은 2월 13.1%에서 13.6%로 올라 전국 전체 도시 실업률을 크게 웃돌았다.

많은 경제학자가 중국의 실제 실업률은 더 참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만 중경원(中經院∙중화민국 경제연구소)의 대륙경제소 우자쉰(吳佳勛) 부소장은 “중국 인구 6억 명이 빈곤층”이라며 “이들을 시장에 유입해 효과적인 소비력을 형성하기 어려운 점도 내부 순환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려는 데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또한 중공의 최근 전랑(戰狼) 외교 모델 역시 세계화의 토대가 됐던 협력의 균형을 깨 경제 회복을 압박하고 있다.

거비둥은 “국제사회가 연합하여 경제지형을 재편하고 중국 시장과 완전히 디커플링 하면, 주요 원자재뿐 아니라 식량∙원유 등에 대한 국제 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제와 가공업 위주의 중국 공업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공도 최근 더 직접적인 방식으로 국제사회에 중국 경제와 디커플링을 말아 달라고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強) 총리를 비롯해 발전개혁위원회, 캐나다 주재 중공 대사 등이 잇달아 ‘러브콜’을 보내면서 갈수록 고립되는 상황을 만회하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