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대만 대선 앞두고 중공 통일전선 공작 여부 관심

최창근
2023년 02월 23일 오후 9:11 업데이트: 2023년 05월 25일 오후 4:14

내년 1월로 예정된 대만 총통‧입법원 동시 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통일전선(統一戰線) 공작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2월 21일,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大陸委員會)는 ‘중국 상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는 중국 공산당 당국이 군사적 위협 외에도 양안(兩岸)교류 형식을 빌려 양안 통일, 통합을 촉진하는 등 통일전선 공작을 시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일전선공작은 공산당의 대표적인 전략 중 하나로서 전 세계를 공산화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세부적으로 공산당에 동조하는 내부 세력과 연대전선을 구축한다.

대륙위원회는 향후 대만의 4년을 가늠할 2024년 1월 총통‧입법원 동시 선거에서 대만 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재집권을 저지할 목적으로 친중국 성향의 제1야당 중국국민당(국민당)과 연대전선을 구축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시도를 경고했다.

중국 공산당은 2월 8일 샤리옌(夏立言) 국민당 부주석을 대표로 한 고위급 대표단을 초청하는 등 ‘국민당 껴안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륙위원회는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왕후닝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쑹타오(宋涛)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위원(중국 공산당 대만판공실 주임위원) 등의 대(對)대만 통일전선 공작 사례를 예로 들었다.

시진핑 총서기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신년 다과회 등에서 “대만 분리주의와 미국 등 외국 세력의 간섭에 반대하는 중대한 투쟁을 시작했으며 양안 주도권을 잡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왕후닝(王滬寧) 정치국 상무위원은 2023년 초 ‘전국대만동포대표대회’에서 “양안의 비정부 교류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대만 정책의 당(黨)‧정(政) 책임자인 쑹타오는 ‘신년사’에서 “양안 관계 및 통일과 관련해 대만의 식견 있는 인사들과 광범위하면서 심도 있는 협의를 할 것이다.”라고 천명했다.

왕후닝은 2월 10일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과의 회동에서 “국민당과 공산당 양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구현한 ‘92공식(九二共識)’을 공고히 하고 대만 독립을 반대하는 공통의 정치적 토대 위에서 상호 신뢰를 심화하고 긍정적인 상호 작용을 유지하며 교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2년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 대표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 대표가 구두(口頭) 합의한 92공식은 ‘하나의 중국은 인정하되 ‘중국’에 대한 표현은 각자 편의대로 한다(一個中國各自表述).’는 뜻을 함의한다. 이를 국민당은 인정하고 있으나, 민진당은 부정하고 있다.

대륙위원회는 중국이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포함한 미국과 대만의 결탁에 반대하고 외부의 대만 독립 시도에 강력히 대응하면서도 대만과는 화해를 시도하는 등 이른바 화전(和戰)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이 내년 1월 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2016년에 집권하고 2020년 연임에 성공한 차이잉원 총통의 민진당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 현상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1월 지방선거 21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은 5곳 승리에 그쳤고, 제1야당인 국민당이 수도 타이베이를 비롯해 13개 지역에서 승리했다. 선거 참패에 책임지고 차이잉원 총통은 민진당 주석직을 사임했다. 8년 만에 국민당으로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졌다 평가할 수 있다.

한편 민진당은 내년 총통‧입법원 선거 당내 경선 일정을 확정했다. 3월 13~17일 후보 등록을 하며 4월 12일 총통 후보를 최종 결정하는 일정이다. 2월 22일 민진당 최고 의결기구인 중앙상무위원회는 상기 경선 일정을 확정 발표했다.

민진당은 당내 총통 경선 후보가 2명 이상일 경우 2023년 4월 6∼10일,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결정한 후 4월 12일 총통 후보를 공식 선출하기로 했다.

현재 민진당 차기 총통 후보로는 라이칭더(賴淸德) 현 부총통 겸 민진당 주석이 유력하다. 민선 타이난(臺南) 시장을 거쳐 차이잉원 1기 정부 행정원장(국무총리 해당)으로 임명됐던 라이칭더는 2020년 부총통으로 선출됐다. 이후 지난해 민진당 주석이 되어 당권도 장악했다.

이 밖에 천치마이(陳其邁) 가오슝(高雄) 시장이 민진당 당내 경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천치마이는 5선 입법위원 출신으로 총통부 부비서장, 행정원 부원장 등 요직을 거쳐 ‘민진당의 철옹성’으로 불리는 가오슝 시장을 맡고 있다.

지방선거 승리로 내년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평가받는 국민당은 치열한 당내 경선을 거쳐 총통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국민당 대선 후보로는 허우유이(侯友宜) 신베이(新北) 시장, 궈타이밍(郭臺銘) 훙하이정밀그룹(폭스콘) 창업주, 주리룬(朱立倫) 현 국민당 주석, 장완안(蔣萬安) 타이베이(臺北) 시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허우여우이는 내정부 경정서(警政署‧경찰청 해당) 서장을 지낸 경찰 간부 출신으로 대만 최대 지방자치단체 신베이시 시장 연임에 성공했다. 궈타이밍 전 폭스콘 회장은 2020년 국민당 총통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후 국민당을 탈당했다 최근 복당 신청과 더불어 차기 총통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장제스(蔣介石) 전 총통의 증손자인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만 43세 ‘최연소’ 기록으로 수도 타이베이 시장에 당선되어 일약 국민당의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