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이 컴퓨터 150만원이라는데… 진짠가요?” 이 질문에 대한민국 유부남들이 똘똘 뭉쳤다

김연진
2020년 10월 16일 오후 2:10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26

네이버 ‘지식인’에 한 여성이 질문 글을 올렸다. 컴퓨터를 잘 모르는 그녀이기에, 조언을 구한 것이다.

여성이 궁금한 것은 이 컴퓨터의 ‘진짜 가격’.

남편이 새로 산 컴퓨터가 정확히 얼마인지 궁금했던 여성이었다. 그런데, 답변들이 조금 이상했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고 했던가. 수많은 유부남들이 합심해 없는 컴퓨터를 만들어버렸다.

네이버 지식인

지난 8일 네이버 ‘지식인’ 페이지에는 “남편이 컴퓨터를 샀는데, 조금 이상해서요”라는 제목으로 질문 글이 공개됐다.

작성자는 “컴퓨터를 5년 써서 남편이 이번에 새로 바꿨다. 본체만 150만원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알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카드 내역이나 영수증도 없다고 한다. 뭔가 수상하다”고 강조했다.

작성자는 “제가 컴퓨터 부품을 잘 몰라서, 정확히 얼마인지 모르겠다. 부품 이름이나 제품명을 적을 테니, 가격을 아는 분은 답변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작성자가 공개한, 이번에 남편이 새로 산 컴퓨터의 가격은 언뜻 봐도 150만원을 훌쩍 넘었다. 제품 한 개당 수십만원짜리로, 아무리 싸게 구한다고 한들 150만원으로 구매하기는 불가능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그러나 누리꾼들은 눈치가 빨랐다. 남편이 아내에게 ‘하얀 거짓말’을 하고, 실제 컴퓨터 가격보다 낮춰서 150만원이라고 둘러댄 것을 알았다.

이에 누리꾼들은 똘똘 뭉치기 시작했다.

“이번에 성능이 압도적으로 뛰어난 제품이 나왔는데, 남편분이 정말 잘 구하셨네요”, “어… 150만원에 구입하셨다고 하면, 정가보다 15만원 정도 싸게 사신 거네요”, “잘 구하면 그 가격에 구할 수 있어요!”, “남편분이 진짜 대단하신 듯. 열심히 발품 팔아서 합리적으로 구매하셨군요”.

중간에 ‘눈치 없는’ 누리꾼이 등장하기도 했다.

“CPU, 메인보드, 램, 그래픽카드 등등 하면 총 300만원을 훌쩍 넘네요. 150만원으로는 절대 못 구합니다”

네이버 지식인

그러나 누리꾼들은 진실을 고백한 눈치 없는 누리꾼을 처벌(?)하기 시작했다. 거짓말쟁이로 매도하거나, “바가지 씌우는 장사꾼이다”라는 식으로 몰아갔다.

결국 질문 글을 공개한 작성자는 다수의 의견을 믿었고, 150만원 컴퓨터 사건은 무사히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단결한 유부남 누리꾼들의 활약 덕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