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서 ‘투자사이트 단속’ 불만으로 대규모 항의 시위

2018년 01월 27일 오전 9:43 업데이트: 2019년 11월 18일 오후 1:34

최근 중국 당국이 국내 온라인 투자 사이트 ‘전보망(銭宝網)’을 돌연 ‘다단계’로 선포하고 회사 창업자를 체포하자,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에서 투자자 수천 명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투자자들은 “해당 사이트의 폐쇄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장쑤성 당국은 시위 진압을 위해 성내 각지로부터 약 6000명의 경찰력을 동원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22일과 23일 장쑤성 난징시에 위치한 성(省) 정부 및 시(市) 정부 건물 앞에 <전보망>의 개인 투자자로 보이는 주민들이 속속 모여들었고, “당국의 해당 사이트에 대한 단속은 부당한 처사”라고 외치며 창업자의 석방을 요구했다.

인터넷에 업로드된 사진 및 동영상에서는 현지 경찰이 정부 기관을 향해 행진하는 시위자들의 앞길을 막고 밀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경찰의 강력한 진압으로 인해 일부 시위자들이 땅바닥에 쓰러진 장면도 나왔다.

중국내 매체의 최신 보도에 따르면, 당국은 “전보망 계열의 투자 회사가 그동안 총액 700억 위안(약 11조 8000억 원)의 자금을 불법적으로 축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창업자인 장샤오레이(張小雷)는 난징시 공안당국에 자수한 상태다.

각 매체는 최근의 투자사업 실태가 ‘다단계’이고, 창업자 장샤오레이를 ‘가장 악명 높은 사기꾼’이라고 비판한 기사를 연이어 게재했다.

전보망이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해당 사이트에 등록된 이용자 수는 약 2억 명, 거래 규모는 500억 위안(약 8조5000억 원) 이상이다.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모아진 자금은 축구 클럽 운영과 글리세린 생산 공장 등의 기업 투자에 사용됐다.

그러나 난징시 경찰 당국은 “해당 회사는 투자 실적이 전무할 뿐더러, 연 4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며 신규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그렇게 계좌를 개설한 신규 투자가들의 자금을 기존 투자자의 원금 상환 및 수익 창출에 이용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창업자가 자수한 이후 해당 사이트는 사실상 운영 정지 상태에 빠졌고, 300억 위안(약 5조500억 원)에 이르는 미상환 원금 총액은 수백만 명의 투자가에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22일 시위에 참여한 투자자는 당국의 갑작스러운 단속에 난색을 표하며 반발하고 있다.

7년 전부터 전보망에 투자를 시작한 장시(江西)성 출신 장 모씨는 “난징시 경찰 당국이 단속을 시작하기 전까지 7년 간 투자했지만 손실은 없었다. 지난해 말 베이징을 방문해 사이트의 지속적인 운영을 중앙 정부에 진정했으나, 응답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사이트에서 3년 간 자산을 운영해온 주 모씨에 따르면, 창립 당시 <전보망>은 지방 정부 고위 공무원들의 지지를 받았으며, 관영 텔레비전을 포함한 국내 미디어는 “전보망은 우수한 기업이다”라고 크게 선전한 바 있다.

“우리는 정부와 언론의 선전을 믿고 투자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돌연 불법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당국은 사이트 운영을 중단한 이후 우리가 입게 될 손실을 누가 복구해주는지 설명해야 한다.”

주 씨는 “정부는 수익률이 높은 해당 투자 사이트를 점유하려는 속셈을 갖고 단속에 나섰는지도 모른다. 단속을 시작하기 전 우리 투자자들의 증언을 일체 듣지 않았고, 어떠한 조사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면서 당국의 대응에 불신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