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 김밥 창피해”라는 손녀 투정에 돈 벌어 ‘고기 김밥’ 꼭 싸주겠다고 약속한 할머니

김연진
2019년 11월 1일 오후 7:22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57

부모님 없이 할머니와 자랐던 어린 시절.

할머니는 손녀를 키우기 위해 시장에서 나물을 팔았다. 가정 형편이 어려웠지만 어떻게든 손녀를 책임지겠다는, 할머니의 마음이었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손녀가 소풍을 가는 날, 할머니는 ‘나물 김밥’을 싸주셨다. 소시지를 살 돈은 없었다.

그런데 손녀는 친구들이 싸온 김밥을 보게 됐다. 친구들의 김밥에는 맛있는 소시지, 달걀 등 속재료가 꽉 차 있었다. 손녀는 할머니가 싸준 나물 김밥이 창피했다.

곧장 집으로 돌아온 손녀는 할머니에게 처음으로 대들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게 김밥이야? 내가 소야? 맨날 풀만 먹으니까 키가 안 크잖아”

할머니는 그런 손녀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촌에서만 자라서, 김밥이라는 걸 몰랐어. 미안해”라고 손녀를 타일렀다.

다음에는 꼭 ‘고기 김밥’을 싸주겠다고 약속한 할머니. 그해 겨울 할머니는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돌아가셨다.

의사는 “할머니가 영양실조 상태여서 뼈가 너무 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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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손녀는 보육시설로 가게 됐다. 손녀는 절대 울지 않았다.

할머니가 항상 손녀에게 “절대 울지 마라”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하늘에 있는 아빠, 엄마가 슬퍼한다고.

하지만 손녀는 지금도 김밥만 먹을 때면 눈물이 난다고 고백했다.

손녀는 “할머니 정말 보고 싶다. 나에게 매번 ‘복순이’라고 하셨는데, 정작 가슴에 못만 박았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해당 사연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된 누리꾼 A씨의 사연이다.

그는 김밥을 먹을 때마다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진다고 고백했다.

이날도 A씨는 김밥을 먹다가 눈물을 흘리면서 하늘에 계신 할머니에게 편지를 부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