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같은 마지막 휴가 미루고 수해현장으로 달려가 이재민들을 도운 말년 병장

이현주
2020년 08월 17일 오전 10:4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전 9:30

올해 여름 전례 없는 최악의 장마가 한반도를 덮쳤다.

이번 장마는 전국에 갈쳐 많은 피해를 안겼다.

이 가운데 마지막 휴가를 미루고 수해 지역으로 달려가 복구를 도운 한 육구 병장이 있었다.

사연의 주인공은 육군 37사단 옥천대대 소속 김태영(24) 병장이다.

김태영 병장/육군 37사단 제공

16일 육군 37사단에 따르면, 김 병장은 휴가 대신 수해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김 병장은 군 생활 최고 황금기인 ‘말년 병장’이다.

대한민국 육군 오대장성 중 하나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병장, 그것도 말년 병장의 위치는 특별하다.

예정대로였다면 그는 지난 13일 제대 전 꿀 같은 마지막 휴가(11일)를 보낼 계획이었다.

육군 37사단 제공

그러나 그는 최근 내린 폭우로 자신의 부대가 있는 충북 옥천 지역이 큰 피해를 보자 자진해서 휴가를 17일로 미뤘다.

김 병장은 이 부대의 수해 지역 응급 복구 지원에 합류했다.

이후 수해가 컸던 옥천군 동이면에서 나흘째 유실된 토사를 제거하고 이재민들의 가재도구 정리를 도왔다.

옥천군 수해복구 작업 한창/연합뉴스

김 병장은 “고대했던 전역 휴가였지만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본 것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대하기 전에 값진 일을 하고 싶어 수재민들을 돕는 데 동참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작년 9월 태풍 ‘타파’와 ‘링링’ 때문에 농민들이 큰 피해를 봤을 때도 벼 세우기 등 대민 지원에 앞장섰다.

옥천군 수해복구 작업 한창/연합뉴스

그는 미국 미시건앤아버대학 의예과 2학년 재학 중 군에 입대했다.

영주권 획득으로 군복무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김 병장은 귀국해 군 복무를 선택했다.

그는 다음 달 3일 제대한다.

충북 옥천군 동이면 적하리의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겨 있다./옥천군 제공

한편, 옥천군에서는 지난 8∼9일 용담댐이 많은 물을 방류하면서 주택, 도로, 농경지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지금까지 192억2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