깅리치 전 하원의장 “트럼프 영향력 여전, 공화당 범접불가”

이은주
2021년 02월 22일 오전 9:30 업데이트: 2021년 02월 22일 오전 10:37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공화당이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고 말했다. 

깅리치 전 의장은 21일(현지시간) 뉴욕 W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놀랄만한 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당내에서 아무도 그와 싸울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당 소속 의원들이 “그(트럼프)에 대해 불평이나 비난을 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매코널은 트럼프와 싸울 수 없다”고 했다. 

‘공화당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당내 ‘친(親)트럼프’ 세력과 맞설 만큼 큰 지지기반을 갖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 트럼프와 매코널 사이에 오간 비난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매코널은 지난 13일 상원 탄핵심판 부결 직후 트럼프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매코널은 이날 탄핵 찬성표를 던지지는 않았지만 트럼프가 지난달 6일 의사당 난입 사건에 대한 민·형사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쓴 기고문에서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틀 뒤인 15일 매코널의 리더십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새로운 상원 수장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매코널은 트럼프 성명이 발표된 이후 아직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깅리치 전 의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공화당 의원들의 트럼프를 향한 경멸은 “당내 기득권층이 있음을 상기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들은 이런 공화당 지도부에 비판적 입장을 갖고 있었고, 이는 2015년 트럼프가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데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케빈 매카시 의원을 거론, 트럼프와 각을 세우지 않고 협력함으로써 하원에서의 선거 승리를 확보하는 길을 마련하도록 현명하게 행동했다고 강조했다. 미 의회에서의 선거 승패를 좌우할 만큼 트럼프의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은 그에 대한 탄핵심판 이후 부각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의회 난입사태 ‘내란 선동’ 혐의로 같은 달 13일 하원에서 탄핵소추됐으나 13일 상원에서 부결됐다.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상원의원 100명 중 3분의 2인 67명이 찬성해야 했지만,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은 7명에 불과했다. 

트럼프가 유죄라는 쪽에 투표한 의원들 7명 중 5명은 당내에서 불신임을 받으며 후폭풍에 시달렸다. 

불신임을 받은 의원은 리처드 버, 빌 캐시디, 리사 머코스키, 밴 세스, 팻 투미 등 의원 5명이다. 밋 롬니, 수전 콜린스 의원의 경우 불신임은 가결되지 않았지만, 비판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이에 존 툰 공화당 상원의원은 13일 AP통신에서 “사람들은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우리가 언론과 좌파의 캔슬 컬처를 비판하려 한다면 우리 스스로도 그렇게 할 수 없다”면서 불신임을 가결한 공화당 지역구를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인기는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원 약 70%는 트럼프가 창당한 정당에 합류할 것이라고 답변, 트럼프에 대한 지지도가 여전함을 보여줬다. 

* 이 기사는 잭 필립스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