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특별취재] 김은혜 “난 현장형 정치인…유권자는 발로 뛰는 정치인 원한다”

이윤정
2022년 05월 19일 오후 8:45 업데이트: 2022년 05월 20일 오전 12:11

강용석과 단일화는 고민…시간 더 필요
최초 여성 광역단체장 당선 자체가 ‘정치혁신’
KT 채용 청탁 의혹에 “허위 사실 유감”
‘가짜 경기맘’ 논란에 “정쟁으로 몰고 가선 안 돼”

“유권자는 관료가 아닌, 현장에서 국민을 만나고 발로 뛰는 지도자를 원한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5월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기도지사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자신을 ‘현장형 정치인’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는 과거 MBC 기자, 청와대 대변인, 대기업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항상 현장과 가까이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지난 2년간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으로서 지역 현안 해결의 성과를 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집권 여당 후보로서 중앙정부와 손발을 맞춰 지역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윤석열 정부와 새로 시작하는 경기도정은 임기를 거의 같이하는 만큼 집권 여당 소속 도지사 김은혜가 경기도로 많은 것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초선 의원 출신이자 현장 출신인 제가 이전 정부의 경제사령탑을 꺾고 대한민국 최초 여성 광역단체장이 된다면 그것만으로 정치혁신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력으로 공정하게 경쟁해 승리해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5월 1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가 개최됐다. | 이유정/에포크타임스

‘조직의 장이나 리더로서 조직원을 지휘해본 경험이 전무하다’는 패널의 지적에 김은혜 후보는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홍보 및 외신 담당 업무를 관장했다는 점과 대기업(KT) 전무이사로서 수백 명의 직원을 지휘한 경험을 들어 반박했다.

김 후보는 역대 경기지사와 비교해 치적, 경륜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정치 리더십을 훈련받은 기간은 20년이 넘는다고 생각한다”며 반론을 폈다. 아울러 “경기도지사 선거는 관료를 뽑는 선거가 아니다”라며 “경기도민을 위해 현장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고민하고 대안을 낼 수 있는 역동적인 현장형 도지사를 뽑는 선거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적임자”라고 말했다.

그는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를 겨냥해 “실패한 경험을 경륜으로 포장한다면 그런 행정 경험은 별도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된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한 김동연 후보의 책임을 지적한 것이다. 김 후보는 전날 라디오에서도 “집값 폭탄, 세금 폭탄으로 국민 가슴에 피멍을 들게 했던 그 정책을 발표하신 분이 김동연 후보”라고 비판했다.

경기도지사 출마 동기에 대한 질문에는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8년, 경기지사로 4년을 봉직한 곳의 국회의원으로서 경기도정이 얼마나 망가지고 도민들이 힘들어했는지 현장에서 체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는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해 정권교체가 된 줄 알았다. 하지만 새 정부의 발목을 잡으면서 국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180석 가까운 완력을 행사하려 드는 민주당을 보면서 이대로는 안정적 국정운영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요체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달려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출마를 권유했다는 관측에 대해 “그런 적은 없다. 출마를 결심하고 나서 말씀을 드린 적은 있다”고 해명했다.

경기지사 출마에 이른바 ‘윤심’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패널의 질문에 “여론조사에서 (본인이) 경쟁력 있다는 결과가 몇 차례 나왔다”며 이를 일축했다. 경기지사 경선에서 김 후보가 유승민 전 의원에게 밀렸지만, 도내 당협 위원장 59명 중 53명이 김 후보를 선택한 것을 두고 윤심이 작용했다는 추측이 일기도 했다. 김 후보는 “저를 지지하는 당협위원장이 누구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는 평을 받는다면 상당히 섭섭해할 것”이라며 “어떤 후보를 뽑아야 본선 경쟁력이 있을지, 그 부분에 주안점이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김 후보가 KT 전무 시절 부정 채용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쟁점으로 떠올랐지만 김 후보는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이날 한 인터넷 매체는 김 후보가 KT 전무로 재직 당시인 지난 2012년 ‘KT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 지인으로 추정되는 김모 씨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김 후보는 “어떤 식으로든 부정 채용에 관여한 적 없다”며 “토론회 직전 KT를 통해 그분이 KT에 채용된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선거운동 첫날, 이 같은 허위 사실에 근거해 얘기하는 것은 굉장히 유감”이라며 “가급적 서로 자제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오전 이수진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가 KT 전무로 재직할 때 신입사원 공채에 지인의 취업을 청탁한 사실이 김성태 전 의원 딸 부정 취업 사건 판결문 증거자료를 통해 드러났다”며 “김 후보는 불법 취업 청탁을 국민께 사죄하고 경기도지사 후보직을 당장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5월 1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 모습 | 이유정/에포크타임스

김 후보는 아들의 미국 명문 사립 기숙학교 유학 사실이 밝혀지면서 불거진 ‘가짜 경기맘’ 논란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아들과) 사연이 있어서 떨어져 있지만, ‘경기맘’을 정쟁으로 모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며 “경기맘은 경기도에 살고 있고, 경기도에서 살아갈 아이들을 위한 교육과 복지를 고민하는 어머니 후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도에는 지금도 타지에서 많은 사람이 들어와 터전을 잡고 자녀 교육을 하고 있다”며 “자녀가 다른 곳에서 교육을 받는다고 엄마를 가짜 경기맘이라고 하면 살아남을 경기맘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강용석 후보와의 단일화에 진전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고민되는 게 사실”이라며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강용석 후보에 대해 “존경하는 후보”라며 “경기도민에 대한 4년의 폭정을 민주당이 반복하는 건 저와 같이 고개를 가로저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덧붙여 “저의 유불리 때문에 고민되는 게 아니다”라며 “제가 만나는 모든 분이 이번 선거에 필승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그 절박감을 갖는 분들과 어떤 경로로든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지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용석 후보는 김은혜 후보 측에 단일화 조건으로 △양자 TV토론 3회 실시 △당적 뺀 여론조사 1회 (소속 정당 표기만 빼고 국민의힘이 원하는 모든 방식 수용) △단일화 패자는 승자의 선거운동에 적극 협력 등을 제시하면서 “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경기지사 선거 끝까지 간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김 후보는 정책 관련해서 “경기도민에게 가장 와닿는 문제는 결국 부동산과 교통”이라며 “1기 신도시 재건축과 경기 곳곳의 구도심 재개발을 동시에 이뤄내겠다. 공약대로 신속하게 추진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도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약한 ‘서민 1가구 1주택 재산세 100% 면제’도 시행하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서 경기도가 중심이 되도록 집권 여당 출신 도지사가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의 교통난에 대해 “중앙정부와의 호흡이 관건”이라며 “말로만 GTX 연장, 조기 완공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과 ‘원팀’이 되어 결과물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