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특별취재] 김동연 “경기도 바꾸면 韓 바꿀 수 있다 확신…비전·정책으로 승부”

이윤정
2022년 05월 18일 오후 6:39 업데이트: 2022년 05월 18일 오후 7:33

“정치부터 바뀌어야 경제·사회·교육 문제 풀 수 있어”
“소득주도성장, 방향엔 동의…명칭·일머리 문제”
“文 정부, 부동산 대처 잘못…공급 확대·세금·대출 아쉬워”

“말꾼 아닌 일꾼으로, 전관예우 없는 깨끗함으로 반드시 승리해 경기도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변화시키는 초석을 깔겠습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5월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경기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비전과 정책으로 승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동연 후보는 “34년 동안 국정운영을 한 경험으로 말 잘하는 일꾼이 아닌 일 잘하는 일꾼, 특권층이 아니라 서민의 삶을 공감하는 후보, 전관예우 없는 청렴·깨끗함·정직함이 비교 우위”라고 자신의 강점을 소개했다.

김동연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지난해 ‘새로운물결’을 창당하고 대선에 출마했다가 선거일을 앞두고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를 선택하며 대선 후보직을 중도 사퇴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합당한 뒤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다.

김 후보는 정치 입문 동기를 “정치교체와 정치개혁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바꿀 수 없다고 깨달았기 때문”이라며 “정치부터 바뀌어야 경제· 사회·교육 구조적 문제 해결의 첫 단추를 풀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 지사로 출마한 이유에 대해선 “국민의 1/4이 살고 있는 경기도를 바꾸면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경기도 방문, 강용석 후보와의 전화 통화 논란 등을 비판하며 “경기도민을 위한 지방선거여야 하는데 정쟁으로 흐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5월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초청 관훈클럽 토론회가 개최됐다. | 이유정/에포크타임스

한 토론 패널이 김 후보에게 “대선 때 보수·진보를 동시에 비판하면서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했는데 이재명 후보와 손을 잡고 지금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됐다. 초심이 잘못된 건지 현실과 타협을 한 건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당초의 초심과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민주당과 합당했고, 이렇게 후보로 나왔다”며 “정치 교체와 정치 개혁이라는 호랑이를 잡기 위해 민주당이라는 호랑이 굴로 들어왔다고 이해해달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8일 대선 출마 당시 양당 구조로 갈라진 정치 구조를 비판하며 제대로 된 진보와 보수가 없다고 말했다. 제가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서 소신껏 일관되게 선거 운동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러나 선거 막바지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기존의 양당 구조를 깨는 것에 대한 애로사항이 있었다. 그 상황에 양당 후보로부터 여러 가지 제의가 들어왔고 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같은 생각, 철학을 가진 후보와 대화를 통해 결정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김 후보는 “당시 윤석열 후보와는 가치 공유가 어렵다고 생각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와는 4차례 만남을 통해 제가 추구하는 정치 교체의 가치 등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졌고 진정성을 확인하면서 단일화가 됐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정권마다 꽃길을 걸으신 것 아니냐, 정체성이 헷갈린다는 의견도 있다. 진보를 0으로 놓고 보수로 10으로 볼 때 본인은 몇 점 정도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김 후보는 “이런 식의 보수·진보 분류에 거부감이 있다”면서 “공직자로서 주어진 책임에 최선을 다했다. 초심을 잃어버리거나 제가 가진 가치와 방향을 저버린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제대로 된 보수, 제대로 된 진보는 둘 다 우리 사회에 좋은 일이고 서로 간에 건전한 경쟁을 해야 한다”며 “제대로 되지 않은 보수는 시장 원리를 내세우며 시장 만능을 주장하고 제대로 되지 않은 진보는 시장 만능 움직임을 깨뜨리면서 시장의 원리까지 깨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앞으로 이 난제를 풀어가는 데 실용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면 보수가 주장하는 자유와 시장 원리를 기반으로 해서 우리 경제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진보가 주장하는 법치와 상생 가치를 함께 아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소득주도성장(소주성) 및 부동산 등 경제 정책을 추진한 주체로서의 평가를 묻자 김 후보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 시간 단축 등의 방향에 대해선 동의한다”면서도 “명칭·일머리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명칭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저소득층,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만 올려서는 성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제 논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요 측면에서 소득 증가로 인한 소비·투자 증가와 함께 공급 측면에서 혁신이 같이 이뤄져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소주성 정책 추진 방법에 대해서도 “일머리가 잘못됐다”고 꼬집으며 “청와대와 격렬하게 대립각을 세워왔다”고 밝혔다. 그는 “2년 새 30%포인트 가까운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에 대해 ‘임금은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는 비용이기 때문에 시장의 수용성을 충분히 감안하고 고용 조정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고 했다.

주 52시간 근무를 업종·계절적 요인과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음을 밝혔다. 그는 “계절적으로 수요가 많이 달라지는 업종이 있어서 기본적으로 근로시간 단축 방향으로 가되 충분한 유예 기간을 두고 점진적·단계적으로 추진하자고 얘기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별 임금 차등화는 쉽지 않다”며 “업종별 문제에 대해서는 필요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 결정 과정에서 논의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5월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초청 관훈클럽 토론회가 개최됐다. | 이유정/에포크타임스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잘못 대처했다”며 “그 당시 공급 확대와 세금을 놓고 청와대와 가장 의견 대립이 심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로 돌아간다면 부동산 관련해 반드시 막고 싶다는 게 있느냐는 질문에는 “공급 확대를 좀 더 강하게 얘기했을 것”이라며 “세금과 대출에서도 합리적 수준의 규제를 주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오른 건 복합적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가지 거시 통화·재정 정책, 국제 경제 흐름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패널이 “대장동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질문하자 김 후보는 “대장동 개발에 따른 공익 환수 효과는 사실”이라며 “다만,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참여자가 폭리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관련해선 특검이나 경찰·검찰수사 등을 통해 확실하게 수사해서 진위를 가려내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대장동 이슈가 언급되자 “저와 대장동이 무슨 상관이 있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금 경기지사 선거는 도민을 어떻게 하면 잘살게 할 것인지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경기지사 선거에서 미래를 얘기했으면 좋겠는데 자꾸 옛날 얘기만 물어보니 답답한 심정”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김동연 후보는 “과거보다는 미래를 위한 얘기들, 경기도가 사라진 선거에서 경기도의 비전과 도민의 삶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라며 “비전 선거, 정책 선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