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자가 남긴 전재산 300만원, 거리로 나앉을 위기에 처한 조손가정 구했다

이현주
2020년 10월 20일 오후 1:30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22

한 수급자가 세상을 떠나며 남긴 전 재산 300만원.

보증금이 없어 거리로 나앉을 위기에 처한 조손 가정을 구했다.

지난 7월 27일 동대문구 용신동주민센터 맞춤형복지팀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김칠태 용신동장이 현 어르신이 남긴 300만원을 이 어르신에게 전달하고 있다. 동대문구 제공

7월 4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기초생활수급자 현 모 씨의 조카 김 모씨였다.

김 씨는 “직계가족이 아무도 없는 현 어르신을 그동안 용신동주민센터 직원들이 가족처럼 잘 챙겨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사진과 기사 내용은 무관함/연합뉴스

그러면서 “어르신이 남기고 가신 전 재산 300만 원을 주거위기 가구에 후원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에 용신동주민센터는 유족의 뜻을 받들어 300만 원을 사회복지협의회에 기탁했다.

이후 지원 대상자로 신설동에 거주 중인 어르신 이모씨를 선정했다.

사진과 기사내용은 무관함/영화 ‘감쪽같은 그녀’

이 모 어르신은 그동안 100년 넘은 낡고 허름한 집에서 보증금 없이 월세 30만 원을 내며 지냈다.

이 곳에서 상황이 어려운 자녀들을 대신 손주 4명을 맡아 키우며 아등바등 지내왔다.

그러나 최근 집 주인이 이 집마저 허물기로 결정하며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사진과 기사내용은 무관함/영화 ‘감쪽같은 그녀’

주민센터는 현씨가 남긴 300만원과 두달간 온라인 모금 등을 통해 얻은 수입금 200여만원을 더해 총 500여만원을 이씨의 보증금으로 지원했다.

이씨는 11월에 손자들과 새로운 집으로 이사할 수 있게 됐다.

이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씨는 “보증금이 없어 손주들을 데리고 어디로 가야 하나 앞이 캄캄했는데 이렇게 큰 도움을 받게 돼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