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좌파는 ‘내부의 적’…미국, 사상 최대 위기” CPAC

한동훈
2022년 08월 6일 오후 6:43 업데이트: 2022년 08월 6일 오후 9:26

공화당 릭 스콧 상원의원, 5일 CPAC 연설서 주장
“급진좌파가 미국 사회 장악, 가장 위험한 상황” 경고
크루즈 의원, 청년 보수층에 “고난 견디고 있다” 격려

미국이 내부의 사회주의 급진좌파로부터 공격을 받아 위기에 빠졌으며 이들에게 장악당한 사회 각 분야와 제도를 탈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화당 릭 스콧 상원의원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이같이 연설했다.

‘깨시민이 되지 말고 깨어 있으라(Awake Not Woke)’를 주제로 4~7일 사흘간 열리는 이번 CPAC은 진보세력이 주도하는 이념에 휩쓸리지 말고 보수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각성해야 한다는 점이 부각됐다.

개막일인 4일 초청 연사로 연단에 오른 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기조연설은 이번 CPAC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헝가리는 공산주의를 물리쳤고 이제 미국 차례”라며 “진보주의자, 글로벌리스트는 공산주의자의 다른 이름일 뿐”이라는 발언으로 듣기 좋은 표현들에 속지 말 것을 당부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보수 색채를 확실히 하며 승리해 4연임을 달성한 그는 유럽연합(EU)의 친이슬람 난민 정책, 동성애 차별 금지에 맞서 보수·애국·기독교적 가치를 강조해왔으며, CPAC은 그의 정책에 꾸준한 관심을 나타내왔다.

5일 연설자로 나선 스콧 상원의원은 수천 명의 참석자들에게 미국은 몇 년 전하고만 비교해도 전혀 다른 나라가 됐다며 “호전적인 좌파”들로 인해 건국 이래 가장 위험한 상태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사회주의자들이 미국의 문화, 경제를 비롯해 국가 전반을 장악했다면서 영국에서 독립하기 위한 1812년 전쟁과 남북전쟁, 1·2차 세계대전, 구소련과의 냉전을 포함해 그 어느 전쟁보다 더 큰 위협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정치·언론·영화계·기업 장악한 깨시민 좌파

스콧 의원은 위협의 실체로 “깨어있는 좌파(woke left)”를 지목하며 이들이 “민주당, 정부, 언론, 학계, 빅테크, 할리우드, 기업 이사회, 군 최고 수뇌부 일부에까지 퍼져 미국을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사회주의 가치관으로 무장한 이들은 건국의 아버지들이 세운 국가와는 다른 미국을 만들기 위해 파괴하고 있다. 역사, 애국심, 성별, 자본주의, 언론의 자유, 총기 소유, 남녀의 결합으로 탄생하는 가족마저 지우려 한다.

이들은 미국에서 ‘실험’을 해왔으며 이제 실험을 끝내고 자유가 아닌 통제 사회를 만들려 하고 있다. “그들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려 하며, 모든 반대를 침묵시키려 한다”고 스콧 의원은 말했다.

스콧 의원은 “사회주의는 가난과 억압을 부른다”며 미국 좌파들은 마치 사회주의를 새롭고 참신한 것인 양 포장하려 하지만, 이미 수십 년 된 이념이며 전 세계에서 1억 명 이상을 사망하게 한 “악(evil)”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급진좌파 정책으로 슈퍼마켓 진열대를 텅 비워버렸고 국경은 밀입국자로 넘쳐나게 했으며 경찰에 대한 공격과 대규모 재정 지출 확대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이야말로 미국을 구해야 할 때”라며 “미국을 구하기 위해 공화당에 다시 투표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이 승리하면 보수주의자들은 좌파의 행보를 멈춰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콧 의원은 미국을 구하기 위한 교육·인종평등·이민·치안·경제 등 12개 분야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국기에 대한 맹세(the Pledge of Allegiance)’를 다시 지도하고, 애국심과 국가에 대한 충성을 가르치는 교육을 재개한다.

또한 피부색만으로 사람을 비도덕적인 것으로 판단하는 좌파의 인종정치를 끝내기 위한 인종 평등정책도 추진하며, 공산주의 중국(중공)을 미국의 적으로 규정하고, 중공과의 관계를 전면 재검토한다.

이 밖에 부정선거 추방, 국경장벽 건설 재개 등도 포함됐다.

테드 크루즈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2022년 8월 5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연설하고 있다. | Bobby Sanchez/The Epoch Times

크루즈 상원의원은 또한 깨시민(woke) 정책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하고 애국심을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연방수사국(FBI)은 이곳이 위험한 급진주의자들의 공간으로 보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며 “그런데 그거 아나? 그들이 옳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을 마구 휘두르는 전체주의 얼간이들 입장에서는 자유롭고 자율적이며 활력 넘치는 미국민들이 국가를 되찾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기 때문”이라는 발언으로 박수를 받았다.

크루즈 의원은 텍사스 남부 국경의 밀입국 폭증 사태와 최근 치솟은 휘발유 가격을 언급하며 미국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스콧 의원이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면 크루즈 의원은 유쾌한 어조로 좌중을 몰입시켰다.

그는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전 편집장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 항공기가 대만을 향해 날아갈 경우 격추할 수도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 언급했다.

백악관 대변인이 바이든 행정부가 격추 위협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한 점을 거론하며 “난 펠로시 의장의 팬은 아니지만, 중국의 위협에 대한 유일한 ‘정답’은 그것을 전쟁행위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산주의 중국의 도발에 대해 침묵할 것이 아니라 강경한 반응을 보이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 대한 모든 위협에도 불구하고 “부흥이 찾아오고 있다”고 크루즈 의원은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위협을 알아차렸기 때문에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의 물결 정도가 아니라 쓰나미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크루즈 의원은 CPAC 행사장을 찾은 젊은 보수주의자들에도 찬사를 보냈다. 그는 “(성중립적인) 대명사 사용을 강요하는 공산주의 교수들 (행동), 워크(woke) 문화를 견뎌내야 한다”며 청년 보수주의자들을 격려했다.

그는 선거운동과 투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사회주의자들과의 싸움에서 중요한 부분은 진정한 보수주의 후보들을 위해 쉬지 않고 선거운동을 해서 상원과 하원을 장악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11월 텍사스 남부 지역에 출마한 라틴계 공화당 후보 3명이 승리할 수 있도록 청년 유권자,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권자, 히스패닉계 미국인 유권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청중을 향해 미국 독립선언서에 서명했던 이들처럼 “위험한 급진주의자들”이라고 부른 후, 급진좌파 세력에 밀리지 말고 함께 “언덕 위에 빛나는 도시”를 회복하자고 말해 열광적 반응을 이끌어 냈다.

‘언덕 위에 빛나는 도시(Shining City upon a Hill)’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미국을 부르던 표현 중 하나다. 어둠 속에서 희망의 횃불이 되라는 기원을 담고 있다.

* 이 기사는 달린 달린 멕코믹 산체스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