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업체들, 코로나19 사태에 中 공장 가동 중단으로 생산 차질

이멜 아칸(Emel Akan)
2020년 02월 24일 오후 4:16 업데이트: 2020년 02월 24일 오후 10:3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중국 공장들의 연이은 가동 중단 여파가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는 중국에서 네 번째로 큰 자동차 생산중심지로 중국 전체 차량 생산량의 9~10%를 차지한다.

우한시에는 완성차 공장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와 전기자동차 주요 생산시설이 다수 위치해 자동차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S&P의 비토리아 페라리스 신용분석가는 “코로나19 사태로 올 1분기 중국 내 자동차 제조업체의 생산량 15% 감소를 예상한다”며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 역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페라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위기가 오래간다면 중국 자동차 생산과 부품 생산의 최대 2분의 1까지 공장 폐쇄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납품업체들은 춘제(春節·설) 연휴 이후 일시적 휴업에 돌입했으나, 휴업을 마치고도 조업 재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인도네시아 전 사장인 마이클 던 조조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BMW 등이 생산을 재개했다는 기사가 났지만 “거의 한 곳도 정상적인 생산에 들어가지 않았다”며 “자동차 부품 공장 중 생산 재개한 곳은 32%”라고 블로그에서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는 자동차 업계의 예상 밖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한시와 주변 도시가 봉쇄되면서 공장들이 문을 닫아 판매와 생산에 타격을 입고 있다.

자동차 업계 신문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 GM의 총판매량은 40% 감소하고 중국 전 지역 신차(경차) 배송물량이 20% 감소했다.

2월에는 신차 판매는 더 급감하고 있다. 마이클 던 CEO는 “2월 첫 2주간 신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의 5% 수준에 그쳤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중국 자동차업협회가 4022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국 대리점의 9%만이 영업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 가운데 중국 시장에 의존도가 가장 큰 업체는 폴크스바겐으로 전 세계 판매량의 40%를 중국 시장에서 달성하고 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자동차 업체들도 최근 몇 년간 중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옴에 따라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감소로 경영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 공장의 가동 중단 여파는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부품 부족으로 한국 내 여러 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했다. GM도 한국의 한 조립공장에서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피아트 크라이슬러오토모빌스 NV(FCA)도 부품 공급 차질로 세르비아 공장에서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부품은 약 3만개로 중국은 세계 최대의 부품 공급 국가다.

유엔의 전 세계 세관 통계자료인 ‘유엔 컴트레이드(UN Comtrade)’에 따르면 중국은 2018년에 348억 달러 상당의 자동차 부품과 액세서리를 수출했고, 그중 34%가 미국 시장으로 들어갔다.

한편, 외국산 자동차 브랜드는 둥펑(東風)자동차그룹 등 중국 현지 업체와 합작을 통해서만 중국 내 자동차 생산이 허용된다.

중국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국영기업 둥펑자동차그룹은 우한에 근거지를 두고 있으며 직원 17만6000명을 거느리고 있다.

둥펑은 혼다, 닛산, 르노, 푸조-시트로엥을 포함한 일본·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GM의 합작사 역시 우한에 있는 공장에서 중국 전체 생산량의 약 19%를 차지하는 4개 모델 생산한다.

중국 전역에서 자동차 공장 가동 재개가 이뤄지고 있지만 우한시와 주변 지역 공장들의 가동 중단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