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성향 보우소나루 정부 1년, 브라질 무엇이 달라졌나

FERNANDO DE CASTRO
2019년 11월 17일 오후 8:57 업데이트: 2019년 11월 17일 오후 8:57

남미 좌파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을 기점으로 15년간 이어온 좌파 노동당을 누르고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64세) 브라질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지 거의 1년이 됐다.

한때 세계 9위 경제 대국, 인구 2억의 잘 나가던 브라질은 좌파 정권 아래 최근 수년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헤알화 가치는 2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2017년 살인율 1위의 불명예를 얻을 만큼 사회는 불안정해졌다.

2018년 10월 대선에서 10% 포인트의 큰 격차로 당선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사에서 브라질의 부패, 범죄와 부실한 재정관리를 바로 잡겠다면서 개혁의 의지를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임기 1년에 접어들며 자신의 정책이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이를테면, 향후 10년이면 8000억 헤알(1950억 달러)을 절약할 것으로 추산되는 사회 보장 제도의 개혁을 승인한 것, 범죄율 22% 정도 감소, 새로운 일자리 76만 개 창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을 통한 유럽연합(EU)과 새로운 무역 협정 체결을 성사시킨 것 등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공약대로 브라질 정부는 국영기업 민영화를 추진하고 더 많은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민간 기업의 환경 개선을 이끌었으며, 국가 소유의 자산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불과 6개월 만에 280억 달러어치 외국인 투자를 유치했다.

또한 브라질 정부는 최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상향 조정했고, 일자리 400만 개 창출을 목표로 18~29세 청년을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에 착수했다.

그러나 큰 인기를 얻고 당선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지만 집권당인 사회자유당 내 반대파 의원과국정운영의 논제를 협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내적인 문제 해결에 직면해 있다.

사회자유당 지도부가 연방의원 선거를 둘러싼 자금 유용 의혹으로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최근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당 대표에게 당의 자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밝히라고 요구했고, 그 요구가 거부되자 12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사회자유당 탈당 의사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53명의 하원의원이 소속된 사회자유당은 전체 하원의석 513석의 10%에 불과하다. 상·하원 선거로 재 편성된 브라질의 국회가 무려 30개에 이르는 정당 대표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보우소나루 정부의 개혁안이 국회 통과를 위해서는 정치 이념이 다른 여러 당과 연정을 꾸리는 방안이 제기됐었다.

1990년 선거 이후 연속 4선에 성공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금까지 8개 정당에서 활동했다. 2018년 사회자유당 입당 후 대선을 치러 대통령이 됐다. 그의 세 아들도 정치에 입문해 사회자유당 소속 의원이 됐지만, 당내 반대파 의원은 이들에게 탈당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현재 하원 외교위원장을 맡고 있는 셋째 아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의원이 창당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의 파트너십

보우소나루 정부는 미국과 관계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3월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에 이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한 새로운 방안을 발표했다. 브라질을 방문하는 미국인에게 비자 면제, 미국에 알칸타라 위성 발사장 사용 허가 및 연료로 쓰이는 미국산 에탄올 1억5000만 리터를 무관세로 추가 구매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브라질 정부는 남미공동시장이 7월에 EU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합의한 데 이어 미국과도 FTA 협상 타결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투명성

2018년 대선 기간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경제성장과 고용 확대를 최우선으로 하며, 공공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공기업의 민영화·연금 계획·정부 소유 부동산 매각·정치인과 공무원 특권 축소·공무원 감축 등으로 재정적자를 완화한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나아가 그는 공공 지출의 투명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보우소나루 정부는 교육 개혁을 위해 교육비 지원 외에도 교육비의 경영 방식에도 투명성을 요구했다.

아브라함 웨인트라웁 교육부 장관은 4월부터 교육부가 교육재정의 투명성을 위해 자료 사용 및 지출 공개·객관적 기준 등을 최대한 개방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에포크타임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말했다.

“우리 사회에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교육부 부처의 기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는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우리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그리고 투명한 운영을 위해 노력해왔다.”

경제계획

최근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파울루 게지스 경제장관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 ‘브라질 발전(More Brasil) 계획’을 브라질 연방 의회에 제출했다.

▲각 주와 지자체에 공적자금의 분배를 개선하는 새로운 재정협의회의 창설하는 연방협약 ▲연방 공공부채를 줄이기 위한 정부 공공자금법 개정 ▲정부 재정이 일정한 지출 한도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긴축 재정을 발동하는 재정 비상사태 선포권 등이다.

공적자금은 부실 경영에 빠진 금융 기관의 구조 조정을 위한 정부 자금을 말한다. 금융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보우소나루 정부의 급선무이기도 했다. 그러기 위해서 보오소나루 대통령은 자유주의 경제를 옹호하는 파울루 게지스(69세)를 재무장관으로 임명했고, 브라질의 재무부·기획부·통상개발부 등 3개 부처를 통합한 거대 부처의 수장으로 브라질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해 힘을 실어 줬다.

정치학자인 네리아 라미레즈 가르시아는 사회보장 제도의 개혁이 이전 정부에서 겪었던 심각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가르시아는 “사회보장개혁의 승인은 보우소나루에게 큰 성과였다. 브라질 경제 성장에 가속도가 붙게 했기 때문”이라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그의 사회자유당 탈퇴는 의회가 그의 통치를 침식할 수 있는 위험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페르남부쿠 연방대학교 호르헤 자베루차 정치학 교수는 보우소나루 정부가 경제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것 외에도 부패 스캔들이 없다고 지적하며 “과거 정부와 달리 현 정부는 비리 없이 11개월째 경영에 임하고 있다. 오랫동안 정직하고 투명한 정책을 요구해 온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