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3차 토론회…막판 표심 잡기 설전 이어져

2021년 06월 8일 오후 1:57 업데이트: 2021년 06월 8일 오후 3:55

중진 후보 vs 신진 후보 격돌
국민의힘 전당대회 열기 고조…‘역대급’ 흥행 가도
野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 시작…첫날 투표율 25.8% 기록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세 번째 TV 토론회에서도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7일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3차 TV 토론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의 막판 표심을 잡기 위한 설전이 이어졌다.

이날 주도권 토론에서 나경원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향해 “거침없는 언변이 국민들에게 인기가 있지만, 말이 좀 거칠다”며 “이런 막말이 당대표 자리에서는 리스크가 되지 않겠느냐 하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이런 좋은 재능이 있기 때문에 저격수로는 좋을지 몰라도 참모총장이 되기에는 부족하지 않나”라며 “앞으로 당대표가 되면 막말 등의 언행을 자제할 생각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상대를 막말 프레임으로 규정하려는 전술인 것 같다”며 “상대 말꼬투리를 잡는 식으로 대선을 이길 수 있겠나. 후배에게 막말 프레임 씌우는 것이 얼마나 저열한 정치인지 지적할 필요도 없다”고 맞받아쳤다.

나 후보는 “당내에서 경선을 해도 서로 지켜야 될 품위와 예의가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정치를 하고 또 어떤 자리에 가면 그 자리에 맞는 언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논쟁에 대해 주호영 후보는 “이 후보가 많이 배우고 똑똑하고 토론 잘하는 것은 좋은데 야당 대변인으로서 여당을 상대할 때와 당내 토론할 때는 조금 다른 거 아니겠나”라며 “같은 말이라도 야당 대변인으로서 쓸 수 있는 말과 우리 당에서 동료 선배들에게 쓸 수 있는 말은 다르다. 그런 면에서는 나 후보의 말을 경청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나 후보는 주 후보를 향해 “주 후보가 원내대표 시절에 문재인 정권과 각을 세우는 데는 조금 존재감이 없지 않았나”라며 “당 대표 자리는 궂은일을 도맡아서 해야 하는데 이 정권의 심판 선거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겠냐”고 물었다.

주 후보는 “광화문에 나가서 고함치고 지지율 떨어뜨리는게 투쟁력이냐”고 반문했고, 나 후보는 “조국 사건 때 광화문에 가서 투쟁하지 않았으면 우리 당은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았을 것”이라며 “야당이 야당의 역할을 하지 않는 데 대해 저는 굉장히 우려가 크다”고 되받았다.

이날 이 후보의 경험 부족에 대한 중진 후보들의 지적도 이어졌다.

주 후보는 “당이라는 게 젊은 청년 세대만 상대하는 게 아닌데 젊은 이 후보가 맡아서 잘하겠나 하는 불안과 우려가 많은 게 현실”이라며 “그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고 변화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 광풍이나 태풍이 되면 대선을 앞두고 자중지란이 되고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당에 수많은 당직자와 훌륭하신 선배들이 있다. 제 역할은 당에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조경태 후보가 이 후보를 향해 “전당대회에 계파논쟁이 불거지고 있는데 이는 찬물 끼얹는 행위”라고 말했고 ‘이 후보는 유승민계’라는 지적이 다시 거론됐다.

이 후보는 “저에게 계파적 관점을 씌우는 것이나 이런 공격에 대해 완강히 거부한다”며 “이런 가짜뉴스를 다 정리하고 보수의 건전한 담론을 이야기하자는 게 제가 당대표에 나온 취지”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의 토론 장면 | 화면캡처

현 정권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홍문표 후보는 “권력형 성추행으로 선거비용 발생 시 그 당과 책임자는 소급 적용해서 비용을 책임져야 한다는 법을 발의하려고 한다”며 “보상의 문제가 아니라 도덕적으로 책임정치를 위해서는 이런 잘못된 관행을 놔두면 안 된다. 적당히 국민을 우롱하는 그런 정치의 연속을 묵과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원상복구하고 싶다”는 조 후보의 발언에 대해 “국내에서는 폐쇄하고 외국 가서는 수주하고 있는 이런 모습이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라며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한 얘기”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은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투표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7일 오전 9시부터 전당대회 책임당원 선거인단 모바일투표를 시작했고 오후 5시까지의 투표율이 25.8%를 기록했다.

당원 모바일투표는 8일까지 계속되며 9~10일에는 ARS투표와 비당원 대상 국민 여론조사가 실시된다. 선거인단 투표(70%)와 국민여론조사(30%)를 합산한 최종 결과는 오는 11일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 취재본부 이윤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