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세 번째 ‘中 공산당 퇴진’ 시위 열려 “새해에도 ‘백지혁명’ 이어갈 것”

정향매
2023년 01월 3일 오후 8:10 업데이트: 2024년 01월 27일 오후 9:25

중국 당국의 한국 내 비밀경찰서 운영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 퇴진’을 요구하는 재한 중국인들의 ‘백지혁명’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비밀경찰서’는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의 반체제 활동을 감시하는  법외 조직으로 알려졌다.

새해 전 날 대림역 시위…“새 출발 의미로 중국인에게 목소리 전하러” 

지난 12월 31일 오후 3시, 서울 구로구 지하철 2·8호선 대림역 11번 출구 앞에서 국내 세 번째 백지시위가 열렸다. ‘자유 중국, 우리의 사명’을 주제로 열린 이번 시위에는 중국인 6명과 한국인 2명이 참가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중국어, 영어, 한글로 ‘2023년 시진핑을 처벌하고, 국가와 헌법을 돌려받자’는 글이 프린트된 A4 용지로 배너를 만들어 벽에 세워놓고, 크고 작은 ‘백저흑성기’를 손에 들었다. 

백저흑성기는 빨간 바탕에 노란색 별이 표시된 중국 당국의 오성홍기를 하얀 바탕에 검은색 별로 바꾼 깃발이다. 이 깃발은 독재 정권에 반대한다는 뜻을 담고있다. 또한 깃발 한쪽에는 중국어·영어로 ‘자유 중국, 우리의 사명’이라는 글귀도 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A씨는에포크타임스코리아에 “2022년 마지막 날, 새 출발의 의미로 재한 중국인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전하러 왔다”며 “2023년에도 고통받는 중국인을 위해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무책임한 방역정책 때문에 중국인 무더기 감염·사망…中 공산당 물러나야”  

A씨는 지난 11월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에서 열린 첫 시위에도 참가했다. 당시 참가자들은 중국 당국의 고강도 방역 정책에 반대하면서 당국에 ‘도시 봉쇄 해제’를 촉구했다. 

첫 시위 후 중국의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 A씨는 “중국 당국은 방역 정책을 완전히 완화했다. 그러나 아무런 대책 없이 정책을 전환한 탓에 지금 중국은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 당국은 관련 데이터를 은폐하고 있고 또한 정확한 상황조차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중국 당국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바이러스 변이종을 추적하고, 감염 의심자는 검진해야 하는데 공산당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무능한 집권당은 하루빨리 물러나야한다”고 강조했다.  

“방학 후 많은 유학생이 귀국해 참가자 대폭 감소…中 비밀경찰서 활동 영향도” 

지난 홍대 시위에는 70~80명이 참가한 반면 이번에 참가자가 대폭 감소한 이유에 A씨는 “시위의 주축인 중국 유학생들이 방학이 되자 많이 귀국했다”며 “중국 당국이 한국에서도 ‘비밀경찰서’를 운영한다는 소식 때문에 두려워서 시위에 불참한 사람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중국 당국 비밀경찰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받지는 않았지만, 한국에서도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생각에 섬뜩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한국 경찰들이 잘 보호해줘서 무사히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한국 경찰에 감사의 뜻도 전했다.   

“中 비밀경찰서와 한통속인 중국학생연합, 해산 시급” 

A씨는 이어 “중국 비밀경찰서는 암암리에 운영되고 있지만, 그것과 한통속인 ‘중국학생학자연합회’(中國學人學者聯誼會)는 공개적으로 중국 대사관의 지시에 따라 유학생들을 감시한다”고 지적했다. 

중국학생학자연합은 중국인 유학생 친목 단체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중국 당국이 전 세계에 진출한 수십만 명의 중국인 유학생을 통제·관리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실제 국내 몇몇 대학의 중국학생연합은 유학생 단체 톡방을 통해 ‘백지시위’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위협한 일도 있다”고 A씨는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전역의 중국학생연합을 해산하지 않으면 유학생들은 한국에서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중국대사관이 중국학생연합의 간부를 선출하는데, 그들 중 많은 사람은 졸업 후 한국에서 음식점, 술집, 유학 중계 등을 운영한다”며 “최근 중국 비밀경찰로 적발된 왕해군과 함께 대사관이 주최한 행사에 자주 참석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