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 선 이재명 경기지사…‘대장동 의혹’ 놓고 여야 격돌

서범수 “우리가 왜 부동산 투기를 죄악시하나”
이재명 “불로소득으로 열심히 일하는 국민 의욕 꺾기 때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의혹을 둘러싸고 여야가 격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 피감기관의 수장으로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경기도 국감에서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여야 간, 이 지사와 야당 간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공방전이 벌어지며 시종 긴장감이 흘렀다.

의사진행 발언이 여러차례 나왔고 이 지사의 답변이 너무 길다며 야당 의원들이 항의하면서 발언이 중단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경기도가 국감 자료 제출에 비협조적”이라고 지적했고 이 지사는 “대장동 관련 자료는 성남시 사무여서 경기도엔 전혀 자료가 없다”고 답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아수라의 제왕 그분은 누구인가”라며 “단군도 놀랄 괴력의 그분”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김 위의장은 “그 분은 돈으로 무죄를 사고 자신의 재판을 위해 30여 명의 초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했다”면서 “특검 거부로 그분이 누군지 인증됐다”고 강경발언을 이어갔다.

이 지사는 “공공개발을 하려고 했을 때 새누리당(전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공공개발을 막으면서 민간개발을 강요했다”며 “개발 이익을 나눈 건 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혹은 국민의힘과 가까운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라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최대 1조 원에 이를 수 있는 개발이익을 100% 환수하려 했으나 그걸 못하게 막았기 때문에 그나마 절반 내지 70%라도 환수한 게 이 사건의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돈 받은자=범인, 장물 나눈자=도둑’이라는 피켓을 들어 올리며 “부정부패의 주범은 돈을 받은 사람”이라고 되받았다.

이 지사는 변호사 비용과 관련해 “3번의 재판과 헌법 소원까지 재판을 5번 했고 여기에 개인 4명과 법무법인 6명을 선임했다”며 “변호사비를 농협, 삼성증권 계좌로 다 송금했고 금액은 2억5천만 원이 좀 넘는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과 민형배 의원은 “박수영 의원이 폭로한 50억 클럽도 다 국민의힘”이라며 “돈 받은 자가 범인”이라고 강조하며 이 지사를 엄호했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국제마피아 소속 핵심 조직원 등이 포함된 조직폭력배와 이 지사의 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이 지사는 “근거 없는 조폭의 일방적 주장을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래서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아울러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활용해 허위사실들을 제시해서 명예를 훼손하고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은 영화 ‘아수라’의 한 장면을 보여주며 “천하동인 1호~7호 이 민간업자들이 도대체 어떤 도깨비방망이를 두드려 1억을 투자해 1200억을 가져가느냐”고 반문했다.

서 의원은 “우리가 왜 부동산 투기를 죄악시하나”라고 물어 이 지사로부터 “불로소득으로 열심히 일하는 국민의 의욕을 꺾기 때문”이라는 답을 끌어낸 뒤 “국민들의 좌절감, 상실감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를 되물었다.

이 지사는 “제도적, 현실적 한계 때문에 100% 환수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이는 국민의힘 방해때문에 불가피했다는 점도 이해해달라”고 피력했다.

또한 “국민의힘이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시간을 끌어서 정치 공작하겠다는 것”이라며 “저는 검경 합동수사본부 등 다 만들어서 신속하게 엄정하게 진실을 규명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지사로서 마지막 국감에 책임감 있게 임하겠다”며 “야당과 언론에 의해 왜곡되고 조작된 대장동 사업의 진실이 국민들에게 온전히 전해지기를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 의도와는 다를 것”이라며 “오히려 대장동 개발사업의 성과와 중앙정부와 의회의 집요한 반대를 뚫고 공익환수를 해낸 저의 역량을 국민께 보여드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썼다.

/ 취재본부 이윤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