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믿으라” 설득에도 中 톈진 주민들 “시안 꼴 날라” 사재기

김윤호
2022년 01월 11일 오후 2:04 업데이트: 2022년 06월 3일 오후 3:45

중국 톈진에서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감염이 발생, 당국이 통제를 강화한 가운데 도시 봉쇄를 우려한 주민들 사이에서 생존 경쟁이 촉발됐다.

주민들은 생필품을 닥치는 대로 사들이고 시장·슈퍼마켓에는 사재기 인파가 몰려 진열대가 동이 났다.

지난 8일 톈진에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진난(津南)구 1개구에 봉쇄식 관리가 시행됐다.

톈진시는 9일 1500만명 인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아직 시 전체 봉쇄가 시행되진 않았지만, 텐진 주민들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시를 벗어나는 일이 금지됐다. 다른 지역 간 교통운송도 중단됐으며, 모든 학교에도 봉쇄식 관리가 시작됐다.

당국은 “물자가 충분하다” “유언비어 말고 국가를 믿어라”며 사재기를 만류했지만, 공포감에 빠진 주민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20일째 봉쇄된 시안 상황을 전해 들은 주민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절박한 문제였다.

야채·청과물 시장이나 수퍼마켓에는 주민들이 몰려들어 물건을 사재기했다. 톈진 훙차오(紅橋)구 주민 장(張)모씨는 10일 에포크타임스에 “어제 낮 12시에 채소가 동났다”며 “마치 설을 앞두고 장보기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다.

장씨는 “식료품점마다 상품이 다 팔렸다. 고기 파는 곳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아침 8시에 고기가 다 팔렸다. 식당 앞에서도 고기를 사려고 사람들이 줄을 섰다. 저녁이 되니 수퍼마켓 물건들이 싸그리 사라졌다”고 말했다.

봉쇄식 관리에 돌입한 진난구 주민 양모(楊)씨는 “구 밖으로 못 나가게 한다”며 “우리 동네는 아직 확진자가 없지만, 확진자가 나온 옆 동네는 외출이 금지됐다”고 말했다.

양씨는 “발병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음식 구하러 다 나갔다. 우리도 날마다 돌아다니며 장을 봤다”며 “매일 음식 구하러 다니는데, 오늘 남편이 시장에 갔다가 반찬을 조금 구해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동네는 출근이나 장 보러 외출하는 것 정도는 가능하다. 하지만, 학교는 전부 휴교령이 떨어졌다”며 “중국인들은 시키는 대로 순종한다. 반항하는 사람들은 거의 못 봤다”고 말했다.

네티즌이 올린 영상에 따르면 톈진시 진난구의 여러 식료품점 입구에 주민이 물건을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서거나, 진열대에 몰려 사재기를 했다. 확진자가 나와 폐쇄된 한 구역에서는 주민들이 담장 안에 줄을 서고, 상점 주인이 담장 밖에서 물건을 건네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채소, 생선, 고기뿐만 아니라 일용품도 대거 팔려나가고 있다. 한 수퍼마켓 직원은 에포크타임스에 “식수·휴지 등은 거의 팔렸다”며 “파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통제가 심해 창구 하나에서 한 명씩만 계산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칭(西)구에 사는 류(劉)모씨는 “봉쇄령이 떨어질까 불안해서 9일 오전부터 사람들이 시장과 수퍼마켓에 몰렸다”며 “아침 7시쯤 시장에 갔는데 이미 인산인해였다. 장을 보고 나오니 줄이 200m 이상은 됐다”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난카이(南開)구 주민 왕(王)모씨 역시 “집 앞 야채 시장에 아침부터 줄을 섰다. 흔히 먹는 채소류는 모두 다 팔렸고, 인근 수퍼마켓은 배달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톈진시는 “물자는 충분하다”며 도시 봉쇄는 없을 것이라고 주민들을 달래고 있다.

그러나 한 주민은 “시안에서도 그런 말을 했다”며 “초기에는 물자가 풍족해서 주민들도 물건을 사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통제를 강화해 외출이 금지되자 각 가정은 물자가 부족해졌고, 물자 보급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온라인에서도 “시안시는 물자가 충분하고 물가가 안정됐으며, 도시 봉쇄는 없을 것이라며 유언비어에 속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물자가 풍족하면 뭐하나, 굶주리는 가정에 식품이 배달되지 않았다. 이미 시안에서 결과로 입증됐다. 누구도 믿을 수 없다. 믿을 건 자신뿐”이라는 글이 큰 반향을 얻었다.

톈진의 한 주민은 소셜미디어에 “온종일 떠밀려 다닌다. 아침엔 사재기, 오후에는 검사소에서 줄을 선다”며 “배추 하나 사려면 줄을 100m는 선다. 그러나 내 차례가 되면 텅 빈 자리뿐이다”라고 한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정부 말 듣다가는 굶기 십상이다. 시안에서 이미 보지 않았나, 전투에 임하듯 준비하고, 정부의 거짓말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비장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베이징과 약 140km 떨어진 톈진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톈진은 지난 9일까지 4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 중 24명이 확진됐다. 중국에서는 증상이 있을 경우만 확진자로 분류한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2명이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이미 여러 차례 불리한 사실이나 수치는 은폐한 전례가 있어, 당의 철저한 통제에 따르는 시안시 당국 역시 실상을 있는 그대로 밝히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코로나19는 중공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이다.

* 이 기사는 쉬멍얼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