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빵’ 작가 백희나, 한국인 작가 최초 린드그렌 문학상 수상

이서현
2020년 04월 1일 오후 2:22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4:53

그림책 ‘구름빵’의 작가 백희나가 31일(현지시간)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은 스웨덴 정부가 2002년 만들었다.

‘삐삐 롱스타킹’을 쓴 스웨덴의 유명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정신을 기리며 어린이를 위한 작가를 상대로 수상자를 선정해왔다.

상금은 무려 500만 크로나(약 6억460만 원)에 달한다.

올해는 67개국 240명이 후보로 올랐는데 백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이 상을 받게 된 것.

백 작가를 2020년도 수상자로 결정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의 심사위원회는 보도자료에서 “백 작가는 소재와 표정, 제스처에 대한 놀라운 감각으로 영화 같은 그림책을 통해 외로움과 결속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라며 “작품은 경이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이며, 감각적이고, 아찔하면서 예리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모든 이야기에는 아이의 관점과 우리 삶에서 놀이와 상상이 갖는 힘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태국 여행 중 전화로 수상 소식을 들은 백 작가는 스웨덴 매체와 인터뷰하며 “믿어지지 않는다. 매우 놀랍고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강원정보문화진흥원 제공

2004년 출간된 ‘구름빵’은 비오는 날 구름 반죽으로 만든 빵을 먹은 고양이 남매가 두둥실 하늘로 떠올라 아침을 거르고 출근한 아빠에게 구름빵을 가져다준다는 이야기다.

기발한 상상력과 따뜻한 가족애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현재까지 약 45만부가 팔렸다.

지난 2005년에는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상도 받았다.

프랑스·대만·일본·독일·노르웨이 등에 수출됐고, 어린이 뮤지컬과 TV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됐다.

그러나 ‘구름빵’의 대히트에도 백 작가는 출판사와 저작권 양도 계약을 맺어 계약금 850만원과 인센티브를 받는 데 그쳤다.

출판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냈으나 지난 1월 2심에서도 패소했다.

한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시상식은 매년 6월 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로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