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날 때마다…” 10년간 헌혈 180번 넘게 한 청각장애 남성

김연진
2020년 04월 30일 오후 5:4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8

지난 10년간 꾸준히 헌혈을 실천하고 있는 40대 청각장애 남성이 있다.

그는 헌혈을 결심한 뒤로, 한 달에 한 번 이상 꼬박 헌혈을 해왔다. 벌써 180번이 넘었다.

100회 이상 헌혈자에게 대한적십자사가 수여하는 ‘헌혈유공장 명예장’도 받았고,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YouTube ‘JTBC Culture’

그의 이름은 배성재(44)씨. 대구 중구에 거주하는 청각장애인이다. 그는 어린 시절 심각한 고열을 앓아 청력을 잃고 말았다.

주변의 차가운 시선과 차별에 좌절하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꾸준히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던 중 배씨가 헌혈을 해야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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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그의 아버지는 교통사고를 당해 큰 수술을 받아야 했는데, 다량의 수혈이 필요했다. 그러나 의료진들은 “피가 모자란다”며 절규했고, 끝내 아버지는 눈을 감고 말았다.

이후 배씨는 “아버지가 생각날 때마다 헌혈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때부터 그는 꾸준히 헌혈을 하고 있다.

또,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노인 요양병원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한다.

배씨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웃과 우리 사회에 도움을 주고 싶어 장기기증 서약도 했다.

YouTube ‘JTBC Culture’

응급처치 및 심폐소생술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과거 배씨는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한 적이 있었는데, 제대로 심폐소생술을 하지 못해 사망하고 말았다.

그 일을 계기로 어떤 상황에서도 생명을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까지 배운 것이었다.

배씨는 “몸 건강한 그 날까지 계속해서 헌혈할 생각”이라며 “장애가 있어도 용기만 있다면 누구나 헌혈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