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비자로 美입국한 中 남성, 공항서 본국 송환…공산당원 신분 때문”

윤건우
2020년 09월 21일 오후 12:45 업데이트: 2020년 10월 6일 오후 4:31

관광비자로 미국에 입국하려던 중국인 남성이 비자가 취소돼 공항에서 본국으로 송환됐으며 공산당원 신분이 주된 이유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미국 LA에서 이민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정춘주(鄭存柱) 변호사는 “한 미국 시민권자(중국계)에게 컨설팅 해주는 과정에서 알게 됐다”며 이같은 내용을 에포크타임스에 제보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으로 송환된 남성은 미국 시민권자의 아버지로 공산당원 신분이며 중국 광저우의 미국 영사관에서 이민 신청을 했다가 거부됐으나 이를 모른 채 지난 7월 17일 관광비자로 입국하려 했다.

이 남성은 영사관 면접 때 공산당원임을 밝혔으나 영사관 측으로부터 별다른 문제점을 지적받지 않았고, 그 후 영사관에 이민 허가가 났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이번에 미국 입국을 시도했다.

정 변호사는 “공항 입국 심사대에서 이 남성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한 뒤 입국 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관광비자를 취소한 뒤 남성을 돌려보냈다”고 전했다.

이 남성이 왜 관광비자가 취소됐는지 여부는 확실지 않다. 이민 신청이 거부되더라도 관광비자로 입국하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산당원 신분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정 변호사의 주장이다.

정 변호사는 “미국 이민을 원하는 중국인들에게는 먼저 공산당을 탈당하도록 안내한다. 탈당 절차를 밟은 사람은 모두 미국 입국에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이 남성은 은퇴한 데다 고령으로 당원 활동이 전무한데도 중국 본토에서 당원들에게 주어지는 우대를 계속 받으려 당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공산당원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고 이미 입국한 당원들을 추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지난 7월 알려졌다.

또한 그 이전부터 비자 신청 서류에 중국 공산당원인지를 확인하는 질문을 넣어 입국 심사에 참고하고 있다.

최근 미 연방수사국은 중국 인민해방군 신분을 속이고 방문비자를 받아 입국한 뒤 미국 대학과 기업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한 중국인 생물학 연구원 탕쥐안(唐娟·37) 등 4명을 비자 사기 등 혐의로 체포한 바 있다.

그러나 관광비자로 입국하려던 중국인을 공산당원이라고 돌려 보낸 사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 변호사는 “이번 송환은 미국이 공산당원을 실제로 돌려 보낼 수 있다는 게 확인된 첫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 상당수가 과거 미국 비자나 이민을 신청할 때 공산당원 신분을 밝히지 않았거나 거짓말했을 것”이라며 “추후 비자 사기 혹은 이민 사기로 강제 송환 처분을 받을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은 입당도 어렵지만 탈당도 자유롭게 할 수 없다. 그래서 미국으로 이민한 일부 중국인들은 자체 ‘탈당 서비스 센터’를 설립해 탈당증서를 발급하고 있다.

미 이민국은 이 탈당증서를 공산당 탈당을 증명하는 공신력 있는 문서로 인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