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주류언론, ‘러시아 게이트’ 힐러리 혐의에 침묵”

하석원
2022년 02월 23일 오후 6:20 업데이트: 2022년 02월 23일 오후 6:23

2016년 미국 대선을 흔들었던 ‘러시아 게이트’와 힐러리 클린턴 캠프의 관련성을 파헤친 특검 보고서를 미국 주류미디어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공화당 짐 조던 의원은 트위터에 “기술 회사가 백악관을 해킹해서 현직 대통령을 사찰했다.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가질 소식이지만, 주류 미디어는 이를 보도하기를 거부한다”고 비판했다.

조던 의원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현직 미국 대통령을 사찰하고 있었다. 이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사찰은 바로 클린턴(힐러리)의 선거운동으로 연결됐다”고 덧붙였다.

미국 법무부 특별검사인 존 듀럼이 지난 11일 ‘한 인터넷 기업 임원이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개인 아파트, 미국 백악관 대통령실(EOP)의 전산망을 사찰했다’는 조사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듀럼 특검은 현재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러시아 게이트’ 조사에 착수한 경위와 조사 과정의 불법행위 여부를 파헤치고 있다. ‘러시아 게이트’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가 러시아와 내통해 러시아가 선거에 불법 개입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듀럼 특검은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측이 트럼프 캠프와 백악관 전산망 사찰을 청부했으며, 이렇게 불법적으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의혹을 FBI에 제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힐러리는 이를 즉각 부인했다. 그녀는 해당 소식을 보도한 폭스뉴스와 트럼프를 겨냥해 “필사적으로 가짜 스캔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놀라운 일도 아니다”라고 썼다. 이어 “그(트럼프)의 악행이 더 많이 드러날수록, 그들은 더 거짓말을 한다”며 둘을 싸잡아 비난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인터넷 기업 임원은 힐러리 캠프 변호사 마이클 서스먼과 힐러리 캠프 등 최소 2곳의 의뢰를 받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러시아 은행 사이의 내통 의혹을 FBI에 제보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트럼프 캠프와 트럼프타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아파트, 미국 대통령실(EOP) 등과 관련된 컴퓨터 서버(DNS)의 인터넷 트래픽을 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스먼은 이 같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특검은 ‘데이터 발굴’ 작업과 관련해 서스먼이 힐러리 캠프에 반복적으로 비용을 청구한 사실을 이를 입증할 증거로 들었다.

듀럼 특검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이었던 2019년 4월부터 법무부 지시에 따라, 연방수사국(FBI)의 러시아 스캔들 조사 착수 경위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2020년 10월 특검으로 승격됐으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에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러시아 게이트’와 관련 지금까지 2차례의 특검을 출범시키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1기 로버트 뮬러 특검은 ‘러시아 게이트’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을 수사한 뒤 러시아 게이트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사법 방해 의혹과 관련해선 11개의 증거를 나열했지만, 기소권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2기 듀럼 특검은 앞서 뮬러 특검 과정에서 드러난 FBI의 ‘함정수사’ 의혹 규명에 초점을 맞췄다. FBI의 정보 수집 과정이 합법적이고 적절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2명을 기소했으며 이 중 1명에 대해서는 유죄를 받아냈고, 재판이 진행 중인 나머지 1명은 이번 보고서에 이름이 오른 서스먼 변호사다.

서스먼은 대선 직전이던 2016년 9월 당시 FBI 자문위원이었던 제임스 베이커와 만나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제기해 FBI가 수사에 착수하도록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서스먼은 자신이 힐러리 캠프와 전혀 상관없는 인물로 위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 외 유죄 판결을 받은 1명은 전직 FBI 요원 케빈 클라인스미스다. 그는 트럼프 캠프 외교정책 고문 카터 페이지에 대한 감청을 연장하기 위해 법원에 조작된 서류를 제출한 사실이 입증됐다. 당시 법원은 조작된 서류에 근거해 카터에 대한 감청 연장을 승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듀럼 특검 보고서 제출 소식이 전해지자,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이 제기하고 주류 미디어가 합세한 ‘정치적 사기극’이 사실로 입증되고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언론이 얼마나 완전히 부패하고 파렴치한지 보여준다”며 “만약 입장을 바꿔 공화당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불법 사찰하다 적발됐다면, 상상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공화당은 시도조차 않는 일을 민주당은 버젓이 저지르고 언론은 이에 입 다물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지옥 같은 일들이 무너지고, 퇴임하면 바로 전기의자가 등장할 것”이라며 “좋은 소식이라면, 우리 나라에서 벌어진 이런 참사에 대해, 그리고 이러한 심각한 범죄를 언론이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수군거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